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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설왕설래] 진문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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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여권 비례정당의 적자 논쟁이 가관이다. 먼저 불을 댕긴 쪽은 ‘나꼼수’ 출신의 정봉주 전 의원이다. 그가 “‘진문(眞文) 인사’는 열린민주당에 있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대표는 “적자, 서자 수준도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손혜원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힘들어질 때 부양 책임을 지는 그런 효자”라고 강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자식 둔 적 없다”고 발끈했다. 열린민주당은 “선거가 끝나면 DNA 검사를 해보자”고 우긴다.

DNA는 집권층이 자주 입에 올리는 단골 메뉴다. 지난해 민간인 사찰 폭로가 나오자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엔 민간인 사찰 DNA가 없다”고 큰소리쳤다. 선과 정의가 자기편인 만큼 악이나 불의는 있을 수 없다는 독선의 발로다.

여당이 더시민을 적자로 여기지만 적통 시비는 쉽게 결말이 날 것 같지 않다. 우선 두 정당은 지지율 격차가 별로 크지 않다. 열린민주당이 총선 자금 마련을 위해 개설한 ‘열린펀드’는 모금 58분 만에 목표액 42억원이 찼다. 친문의 지지가 그만큼 뜨겁다는 얘기다. 더구나 열린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졌다”는 조국 전 법무장관을 옹위한다. 조씨가 청와대에서 데리고 있던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비례대표 후보 순위 2번이다. 최씨는 조씨 아들의 입시를 도와줬다가 기소를 당했다. 그에게 조씨가 마음의 빚을 진 셈이다.

적통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선 아무래도 과학적인 DNA 검사를 동원해야 할 듯싶다. 그렇다면 국민이 궁금하게 여기는 목록을 추가하길 당부한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만큼 그들의 양심에 거짓 DNA가 있는지 말이다. 하나 더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대만의 주무 장관은 지난 2월 중국 우한에 남은 교민의 안전을 떠올리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당일, 문 대통령 부부는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파안대소했다. “사람이 먼저”라던 문정부의 심장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들에게 ‘사람 먼저’ DNA가 있는지도 꼭 확인하고 싶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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