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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정의당 장혜영 “국회는 현실감각 없는 조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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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재발 방지법, 이달 내 처리해야… 신뢰 주는 사람 될 것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꺼내자 자연스럽게 손동작을 취했다. 1일 국회에서 정의당 장혜영 미래정치특별위원장을 만났다. 멀게만 느껴지는 정치인이 아닌, '친해지고 싶은 언니'였다.

정의당비례대표 2번 후보로 총선에 나선 그는 여성,장애인 인권을 대변해 적극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그는 각 정당의 청년들을 모아 국회에서 n번방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회견장 밖에서 만난 장 후보에게서 그의 주요 어젠다와 포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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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우리나라 법에는 n번방 사건 피의자들을 제대로 처벌할 법이 없다.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단도 없다. 20대 국회가 크게 반성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국회에는 n번방 재발을 막을 법안들이 수북하게 발의돼 있지만, 거대 정당들은 총선 이후 5월에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국민들은 '지금 당장'을 외치고 있는데, 국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

- 총선을 앞두고 바쁠텐데, 초당적 기자회견을 기획했다.

발의된 법안만이라도 이달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호소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기획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메일을 보냈지만 반응이 없었다. 다행히 청년 후보 사이에서 정당을 막론하고 n번방 이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각 정당의 청년후보들에게 기자회견 동참을 제안했고, 수락한 후보들이 오늘 국회에 모였다.

- 왜 국회는 n번방 사건에 선뜻 나서지 않을까.

국회의 중력이 바깥세상보다 강한 것 같다. 현역 의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정책이나 법안을 추진할 때, 아주 강력하게 페달을 밟지 않으면 아무것도 관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가령 n번방 관련 법안의 경우, 현역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아직 총선은 3주나 남아 있다. 대다수 실무진들도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국회에서 우리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 실제 추진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국민들에게는 당장이라도 추진할 것처럼 약속하지만, 의원들의 말이 증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회가 현실감각을 잃은 조직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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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비례대표 2번을 받았다. 뭐가 가장 어렵나.

비슷 비슷한 이름의 위성정당이 난립하고 있고, 코로나19 국면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없다. 후보자로서 토론에 가장 애를 먹었다. 우리 삶을 둘러씬 의제가 매우 많지 않나. 여러 의제들을 파악하고 당사자들의 입장을 이해해 내 의견을 쉽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면서 상대방과 시청자를 설득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 정의당 청년 비례대표들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슈를 언급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을 당시 정의당이 정치논리에 따라 행동했다. 정의당답지 못했다. 정의당을 신뢰하는 청년층, 정의당이 앞으로 이뤄나갈 일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지난 이슈를 공연히 다시 언급했다고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애정 어린 비판이라고 본다.

- '장애인의 탈시설'을 중요 의제로 가져가고 있는데 친지의 영향 때문인가.

어느 날 가족으로부터 '너는 이제부터 가족과 떨어져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선 공간에서 함께 살아야 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상상해보자.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실제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어떤 정책과 제도가 필요한지도 알게 된다. 당장 코로나19 국면만 봐도, 자가 격리와 치료 과정에서 장애인이 최후의 약자로 남지 않았나. 게다가 장애인의 인권은 비장애인과 분리된 안건이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평등,존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물론, 동생은 내가 정치를 하던, 말던 관심이 없다. 정치 무대에 나서기 이전과 이후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동생은 일관성 있게 대해준다. 동생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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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정의당인가.

거대 기득권 정당에서는 내가 원하는 변화를 이뤄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국회에서 안정적 입지를 가진 거대 정당의 일원이 되는 순간, 그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상식을 버리기 쉬워진다.

-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인기가 그리 높지 않다.

가장 정의당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전략이다. 국민의 곁에서 국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정의당은 청년 정치인들이 많다. 그래서 정의당은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 총선에 임하는 포부를 밝힌다면.

20대 국회는 오명의 국회였다. 정책의 영향을 받을 국민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려 한다.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 특히 현재 n번방 사건의 경우 '반짝 주의를 끌었다가 지나갈 이슈'라고 생각하고 숨어있는 피해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선거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거에서 이기는 동안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면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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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한성주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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