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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비상경영’ CJ제일제당, 재무구조 개선방안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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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양동 부지 등 작년 12월 매각한 부동산만 1조3000억원
수익성 낮은 식품 SKU 1000여개 정리… 충북 진천 식품공장 가동

"비상경영에 돌입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CJ제일제당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선비즈

충북 진천 CJ제일제당 식품공장의 햇반 생산라인. /CJ제일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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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CJ제일제당이 올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CJ제일제당은 인수합병(M&A) 등 외형확장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선제적 위기 대응 차원에서 수익성 강화,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장기 불황을 대비해 양적 성장이 아닌, 안정적 수익성을 동반한 혁신 성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올해 경영 전략을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우선 유휴 자산을 매각하며 순차입금을 줄였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2월에 매각한 부동산만 1조3000억원이 넘는다. 서울 가양동 부지를 1조500억원에 매각했고, 영등포공장 부지(2300억원), CJ인재원(520억원)도 팔았다. 또 3000억원가량의 해외 자회사 자본성 조달(우선주 발행)에도 나섰다. 이 자금은 모두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했다.

그 결과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6조7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미국 최대 냉동식품 회사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기 전인 2017년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11월 쉬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했다. 이는 CJ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M&A였고,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2017년 6조3000억원에서 2019년(3분기 기준) 9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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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수익성도 강화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수익성이 낮은 식품 SKU(품목 수) 1000여 개를 정리했다. 기업 간 거래(B2C)용 각설탕과 쁘띠첼 스윗푸딩 7종, 컵반 부대찌개 국밥, 비비고 궁중김치, 비비고 덮밥 4종 등을 생산 중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도 수익성을 중심으로 SKU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충북 진천 식품공장 가동 등 식품·바이오 생산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마무리했다. 현재 진천공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햇반과 국·탕·찌개 등 간편식 수요 증가로 가동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의 1분기 매출 5조5993억원, 영업이익 2367억원을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32.2% 증가한 수치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진행한 강도 높은 상품 구조조정 작업과 설비 투자 마무리로 인한 고정비 부담 해소, 판관비 축소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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