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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재탕에 말장난까지... 주택시장 열기에 숟가락 얹는 인천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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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채 남지 않은 4·15 총선을 앞두고 최근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운 인천 지역 총선 후보들이 잇따라 교통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인천에 예정된 각종 교통대책을 통해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기존 공약을 재탕하거나 정차역 이름만 추가해 내놓은 것에 불과해 총선을 위한 ‘생색내기용’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비즈

수인선 인천구간 송도역으로 들어서는 전동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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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교통 공약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을 통틀어서도 교통 호재가 매우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올해 인천은 개통이 예정된 철도만 3개에 달한다. 오는 8월 수원과 안산 한대 에리카 캠퍼스 앞을 지나는 수인선 3단계 구간이 개통되고, 12월에는 서울 지하철 7호선이 인천 서구 석남동까지 이어진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송도랜드마크시티역도 12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통할 예정이다.

게다가 인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인천발 KTX,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선, 인천대로 일반화,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 연장, GTX D 노선 도입 논의, 영종~청라 연륙교 사업 등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과 가깝지만, 교통환경이 애매해 그동안 인천 집값이 정체됐다고 느끼는 수요자들은 교통대책이 추진되면 집값도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도 여기에 편승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인천 1호 공약으로 모두 ‘교통 인프라 확충’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인천 남부권에는 △GTX B 노선 신속 착공 △제2경인선 철도 신속 추진 △인천 2호선 KTX(광명역) 연장 등을 제시했다. 서북부권은 △서울 7호선 조속 개통 △서울 5호선 검단 연장 △서울 2호선 청라 연결 등의 내용이 담겼다.

통합당도 △경인전철지하화 △도심순환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 △인천역~동구~부평~인천대공원 잇는 트램 건설을 교통 공약으로 내놨다.

인천시당 공약 내용에 더해 각 지역구의 후보들은 지역구에 해당하는 역을 추가로 끼워넣거나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조속화’ 혹은 ‘임기 내 추진’ 등으로 바꾸어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남영희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는 "인하대역으로 제2경인선 출발역을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들어간 사업으로, 기존 청학에서 출발역만 변경해 내놓은 공약이다.

미래통합당 유정복 남동갑 후보는 ‘인천발 KTX 조기 개통과 논현역 신설’이라는 공약을 걸었는데 이는 이미 유 후보가 인천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에 ‘조기’라는 표현과 지역구인 논현역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더한 것에 불과하다.

인천 서구갑의 김교흥 민주당 후보와 이학재 통합당 후보는 모두 GTX D 노선을 유치 혹은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GTX D 노선과 관련해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 대상 지역과 시점 등도 공식화된 게 없는 말 그대로 ‘검토’ 단계에 불과한 셈이다. 신동근 서구을 후보의 ‘서울 7호선 청라 연장’ 공약은 이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인 사항이다.

인천은 상대적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과 비교하면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이라 교통 공약이 많은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통 공약이 특정 지역구에만 이익이 되거나 단기적인 성과에만 몰두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천은 그간 교통 인프라가 부실해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역"이라면서 "서울에서 인천을 어떻게 편리하게 오갈 수 있을 것인지 등 광역발전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하는데 지역구 치적에 집중해 내놓은 공약이 대다수인 점은 아쉽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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