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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트럼프 “원유 감산” 트윗에 유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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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우디 1500만배럴 감산”

하루로는 역대 최대폭 급반등

실현 가능성 적어 상승폭 감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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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나설 것이고 그러길 바란다.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트윗에 폭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역대 하루 최대폭으로 급반등했다.

그러나 실제 산유국들이 감산하더라도 트럼프가 언급한 규모보다는 작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줄어든 석유 수요가 회복되기도 어렵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국내 정유사들의 위기 탈출이 여전히 쉽잖은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이 전일 대비 5.01달러(24.7%) 뛰어오른 배럴당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5.20달러(21.0%) 오른 29.94달러까지 반등했다. 이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방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내 친구 MBS(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했다”며 “이들이 약 1000만배럴 감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국제유가는 장중 최대 상승폭이 브렌트유가 47%, WTI도 35%에 이르며 급등했다. 다만 사우디와 러시아가 실제로 합의했는지 의문이 제기되자 곧 상승폭이 줄었다.

사실 1000만~1500만배럴 감산은 사우디와 러시아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규모다. 전 세계 하루 공급량의 10~15%에 달하고 두 나라의 일일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사우디는 트럼프 발언 직후 국영매체를 통해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다른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 발표했지만, 감산할 산유량 수준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빈 살만 왕세자와 푸틴 대통령의 통화 자체부터 부인했다.

만일 OPEC+가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코로나19로 급감한 수요 감소분을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 전망기관들은 4~5월 원유 수요 감소폭이 하루 1500만배럴에서 최대 200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에 최근 유가 하락으로 올 1분기 최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정유사들이 숨통을 틔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공급 요인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의 기초체력인 정제마진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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