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품귀’ 심화되자 외환당국 시장 개입
지난달 1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경제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0.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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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금융시장에 ‘달러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선 영향이 컸다.
3일 한국은행은 3월 말 현재 국내 외환보유액이 4,002억1,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9억6,000만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3월 말 외환보유액은 2008년 5월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감소 배경에 대해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전 세계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달러 가뭄’ 현상에 시달렸다.
지난달 19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85.7원(종가)까지 치솟는 등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화 조치 차원에서 보유한 달러화를 금융시장에 푸는 바람에 보유액이 줄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여기에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 등이 일시적으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액에서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들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외환보유액 중 국채 등 유가증권(3,576억달러)이 한 달 전보다 136억2,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317억2,000만달러)은 46억2,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33억2,000만달러)은 4,000만달러씩 증가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였다. 중국(3조1,067억달러)이 가장 많고 일본(1조3,590억달러), 스위스(8,55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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