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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잠실운동장 ‘워킹스루’ 진료소 놓고 시끌…“공항 근처 놔두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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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잠실운동장에 입국자 ‘위킹스루’ 설치

설치 반대 국민청원 하루도 안 돼 3천명 동의

여야 총선 후보자들도 일제히 비판 동참 나서

시 “리무진·관용차로 이동…감염 우려 없도록”

“규모 고려…바람 불어 감염 우려 낮아 최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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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국외 입국자 하루 1천명을 검사할 수 있는 ‘도보이동(워킹스루) 진료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송파구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리무진과 관용차량 등으로 이동과정을 철저히 통제할 예정이라며 감염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입장이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잠실종합운동장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굳이 넓은 공항 근처를 두고 한 시간이나 걸리는 아파트와 주거밀집지역에 설치하는 건 잠실 송파 강남 더 나아가 서울시 수도권에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듯 뻔하다”고 밝혔다. 이 글은 하루도 되지 않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약 3천명의 동의를 받았다.

서울시는 국외 입국자의 확진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잠실종합운동장 선별진료소 설치는 불가피한 조처라며 양해를 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항 인근 등 다른 지역도 검토했는데, 하루 1천명에 달하는 검사 대상자를 모을 공간이 없었다”며 “잠실종합운동장은 올림픽대로 바로 옆이며, 주거지역과도 일정 거리를 두고 있고, 강가라 바람이 많이 불어 바이러스가 흩어질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국외입국자들이 공항에서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이동할 땐 서울시가 리무진 버스를 제공하고, 워킹스루로 검사를 받고 나서 귀가할 때 자가용 이용을 안 하시는 분들은 각 자치구에서 관용차로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며 "송파 잠실 지역에 감염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도 "자가격리 대상도 늘어나지만 코로나검사 대상도 늘어나고 있어서 서울시 입장에선 전체적으로 코로나 검사, 선별진료소 역량을 높여야 하는 그런 측면에 있다는 걸 말씀드린다”고 했다.

서울시의 해명에도 관할 송파구청에는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송파구청 누리집 ‘생활불편 민원신고’와 ‘열린 구청장’ 등 게시판에는 약 30개의 잠실종합운동장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설치 반대 관련 글이 올라왔다.

잠실운동장이 속해 있는 선거구인 송파을 출마 여야 후보들도 일제히 비판에 동참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잠실 워킹스루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 당국과 서울시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좌시할 수 없음을 알렸다”며 “취지에는 동의하나 방법이 틀렸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일괄적으로 검사해서 개별 귀가시키는 방법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도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이런 전시행정을 벌이다니, 제 정신인가”라며 “졸지에 집에 갇혀 살다시피하면서도 잘 대처해주고 있는 국민들 분통터지게 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서울시는 오는 3일부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서울 거주자 가운데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시민은 공항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검사를 받고, 증상이 없는 시민은 귀가 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도보이동(워킹스루) 진료소’ 등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공항에서 선별진료소로 이동할 때 시에서 제공하는 8대의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잠실종합운동장에 대규모 ‘해외입국자전용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약 1천명의 진단검사가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후 <한국방송>(KBS)1 라디오의 ‘라이브 비대위’와 한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강남 3구, 특히 송파에 많다. 송파에서 가장 가까운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해서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설치한 잠실종합운동장 국외입국자 전용 선별진료소는 자가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이용 전후 외부로의 보행 이동은 엄격히 통제된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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