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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4인가족 살기에 애매한 이 면적, 이제는 없어서 못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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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이 살기엔 좁고 4인 이하 가족이 살기엔 넓어 다소 애매한 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용면적 100㎡ 안팎의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최근 청약시장에서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보다 추첨제 비율이 높아 청약 당첨을 노려볼 수 있는 데다 중소형 집중 공급으로 희소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조선비즈

지난해 5월 세종시에서 청약예정자들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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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 재건축 ‘르엘 신반포’의 최고 청약경쟁률은 8가구 모집에 3267명이 몰려 408.3대 1을 기록한 전용 100㎡가 차지했다. 이 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124.7대1)보다 세 배 이상 높다.

올해 초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1순위 최고 청약 경쟁률도 전용 102㎡에서 나왔다. 전용 102㎡A는 1가구 모집에 28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65대 1)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전용 102㎡B 역시 26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평균 청약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시흥 장현지구에서 분양한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의 최고 경쟁률도 전용 104㎡였다.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은 ‘중소형’으로 분류되는 전용 59㎡와 전용 84㎡다. 전용 100㎡ 안팎 평형은 중형과 대형 사이 틈새 평형인 ‘준대형’에 속하는데, 4인 이하 가족이 살기엔 크고, 대가족이 살기엔 좁다는 이유로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청약제도 변경으로 이 면적의 위상이 달라졌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전용 85㎡ 이하는 추첨제 공급이 없고 100% 가점제가 적용된다. 반면 전용 85㎡ 초과는 가점제와 추첨제 비중이 각각 50%다. 조정대상지역도 전용 85㎡ 이하는 추첨제 공급이 25%에 불과하지만, 전용 85㎡ 초과는 당첨자의 70%를 추첨제로 뽑는다. 이 때문에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이 당첨 가능성이 있는 준대형 청약에 나서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가점제에서 불리한 가구가 전략적으로 준중형에 청약을 넣은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전통적으로 강남은 중대형 평형 수요가 꽤 컸다는 지역적 특색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건설사가 중소형 공급에 집중하면서 준대형이나 대형 평형의 희소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인천·경기에서 전용 60㎡ 이하는 1만4110가구, 전용 60~85㎡는 5만1950가구가 공급됐다. 반면 85㎡ 초과는 1만855가구 공급되는데 그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015년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전용 85㎡ 초과 공급 비율이 25% 정도 됐다"면서 "이 비율이 지난해 6.2%, 올해는 8.1% 수준으로 줄어 준대형 면적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고성민 기자(kurtg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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