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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日, 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주민의견 수렴…반발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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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한 '해양방류안' 반대 여론 속 격한 논란 예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 처분 방법을 놓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3일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6일 후쿠시마 시내에서 업계 단체 등 지역 관계자들을 초청해 오염수 처리 방안에 관한 의견을 듣는 행사를 연다.

일본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같은 행사를 몇차례 더 열 예정이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 중심의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분 방안을 사실상 해양방류로 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지역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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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의 오염수 저장 탱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염수 문제를 논의해온 경제산업성 산하의 전문가 소위는 지난 1월 해양 방류와 함께 고온으로 가열해 대기로 증발시키는 대기방출을 유력한 처분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두 안 중에 한층 확실하게 시행할 수 있는 해양 방출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방류하는 형태로 오염수가 처리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야나이 다카유키(柳內孝之)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는 2일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국제환경단체 '에프오이재팬'(FoE Japan) 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문제 관련 토론회에서 "해양방출에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야나이 이사는 "2018년 8월 열린 정부 소위의 공청회에서 처리수(오염수를 정화처리한 물)에 포함된 트리튬(삼중수소)의 반감기가 12~13년인 점을 근거로 탱크보관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런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주민 의견 청취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처리수의 방사능 수치가 낮아질 때까지 지상 보관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가량 떨어진 마을인 나미에마치(浪江町) 의회도 지난달 17일 오염수를 해양방출로 처분하는 것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후쿠시마 지방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채택했다.

나미에마치 의회는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서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지역 어민들의 조업 조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감정을 무시하고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최종 처분 방안을 결정하기에 앞서 오는 6일부터 마련하는 주민 의견 청취 자리에서 격한 논란과 더불어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오염수에서 트리튬을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없앴다는 물(ALPS 처리수)을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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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구내 오염수 저장 탱크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일평균 약 170t씩 증가하는 이 오염수가 현재 120만t가량 저장돼 있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 되면 증설분을 포함해 총 137만t 규모의 저장탱크가 꽉 차게 된다며 처분 방안 결정 후 시행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을 들어 처분 방안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동일본대지진 9주년을 앞두고 '후쿠시마 민유(民友)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처분 방침을 결정하고 싶다"며 이르면 올여름에라도 처분 방향을 정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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