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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로버 '퍼서비어런스' 타고 '붉은행성' 가는 우주 헬리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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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기술 시연…라이트 형제 첫 비행 순간 화성 재연될지 관심

연합뉴스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 갈 헬리콥터
[NASA/JPL-Caltech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올 여름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아틀라스Ⅴ 로켓에 실려 '붉은행성'을 향해 발사될 때 '화성 헬리콥터'도 함께 간다.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는 탐사 로버의 메인 미션에 꼽사리 끼어 기술 시연을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성공하면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만큼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퀴로 굴러다니는 로버 탐사시대를 넘어 날아다니는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화성 헬리콥터는 최종 점검을 일찌감치 마치고 이미 퍼서비어런스 동체의 배 부위에 부착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NASA는 7월 17~8월 5일 사이로 예정된 발사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계획대로 발사된다면 내년 2월 퍼서비어런스호와 함께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착륙 뒤 두 달 반 안에 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기기 점검을 시작으로 비행 시험에 나서게 된다. 화성 헬리콥터는 이륙에서 착륙까지 최대 90초간 5m 높이로 300m비행하게 되는 데 성공하면 지구 밖 다른 행성에서 이뤄진 첫 동력 비행체의 비행이 된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가능한 모든 시험을 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솔직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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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서비어런스에 장착되는 화성 헬리콥터
[NASA/JPL-Caltech 제공]



지구와 다른 환경을 가진 화성에서 헬리콥터 기술을 시연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화성 헬리곱터 아이디어는 JPL에서 35년간 일해온 인도 출신 로봇 과학자 봅 발라람 박사가 1990년대부터 갖고 있던 것이었지만 NASA의 기술시연 사업으로 선정돼 시제품을 만드는 것은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비행체를 만드는 것과 같았다.

우선 화성의 대기가 지구의 1%밖에 안 돼 헬리콥터의 비행 한계선을 7배나 넘는 10만피트(약 3만m) 상공을 비행하는 것과 같다는 점과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점을을 고려해야 했다.

또 태양광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와 통신장비 등을 포함해 비행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필요했다.

이와함께 퍼서비어런스호 탐사에 꼽사리 낀 기술시연인 만큼 로버의 안전을 100% 보장해야 했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탄생한 것이 아래, 위 두쌍의 역회전 날개를 가진 1.8㎏짜리 화성 헬리콥터다. 회전날개 길이는 1.2m.

연구팀은 화성 헬리콥터가 대기가 약한 화성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JPL의 우주 시뮬레이션 진공방을 활용했다. 너비 7.6m의 원통형 방 안에 있는 질소와 산소 등을 모두 빼내고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화성과 비슷한 대기를 만들어 실험했다.

발라람 박사는 이 "미친 아이디어"가 화성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행성에서 이뤄진 라이트형제의 첫 비행의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화성 탐사선이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할 때 지상 관제소에서는 '공포의 7분'이라고 하지만 "화성 헬리콥터가 뜨거나 내릴때마다 우리에게는 공포의 7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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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람 박사와 화성 헬리콥터
[NASA/JPL-Caltech 제공]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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