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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조주빈에 개인정보 넘긴 공익 구속…法 "피해 극심·도망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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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3일 오후 '개인정보법위반' 26세 최씨 구속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극심…사안 중대해"

최씨, 이날 오전 취재진 피해 몰래 심사받으러 들어가

병무청, 공익에 개인정보 취급업무 부여 금지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서 몰래 빼낸 개인정보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 최모(26)씨가 구속됐다. 개인정보에 직접 접근할 권한이 없는 최씨가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해 범죄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자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에게 개인정보 취급업무 부여를 금지하는 지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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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공익근무요원 최모(26)씨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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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최씨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다고 봤다. 법원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매우 크다”며 “피의자의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극심하다”라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원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씨는 오전 10시 15분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최씨는 취재진을 피해 몰래 출입구가 아닌 다른 통로로 법정에 들어갔지만, 1시간가량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난 최씨는 ‘개인정보를 어떻게 빼돌렸는지’, ‘피해자들에게 할 말은 없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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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서울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며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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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주민센터 근무하며 200여명 개인정보 들여다봐

최씨는 서울 송파구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증·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들여다본 후 이 중 17명의 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중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조주빈에 고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피해 여성들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돌렸으며, 이 중에는 손석희 JTBC 사장의 차종과 차량 번호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조주빈과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최씨를 검거하고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도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병무청, 공익에게 개인정보 취급업무 부여 금지

한편 공익근무요원인 최씨가 개인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복무관리규정상 사회복무요원은 공무원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게 돼 있으며, 최씨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들여다본 데는 사실상 공무원의 방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최씨가 근무한 주민센터 공무원의 위법행위 여부도 조사 중이다.

문제가 제기되자 병무청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업무를 사회복무요원에게 맡기지 못하도록 하는 복무 관리 지침을 만들었다. 사회복무요원들이 복무 중 불법으로 들여다본 개인정보를 빼돌려 텔레그램 집단 성착취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자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번 지침에 따라 사회복무요원들은 정보화 시스템에 접속하거나 이용하는 행위, 복무 기관 업무 담당자의 사용 권한을 공유하는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병무청은 이런 지침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전 복무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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