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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外전外설]너무 빨리 축포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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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 최종타결 목전에 두고 '트럼프' 변수 작용

1일부터 주한미군내 韓근로자 무급휴직 시행

협상 기본은 신뢰…원점 논의는 막아야

이데일리

1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LA에서 열린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7차 회의를 마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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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축포를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이었을까요.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한 잠정타결 소식이 흘러나온 뒤 협상은 다시 막다른 길에 봉착했습니다.

방위비 협상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지난 2일 “고위급에서도 계속 협의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협상 타결을 목전에 두고 되레 뒷걸음질을 한 느낌입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9월 24~2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7차례 걸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대면협상을 가졌고, 수시로 전화 등의 협의를 통해 가까스로 합의점 도출에 성공했습니다.

잠정합의된 내용들을 보면, 두자릿수 인상률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만큼 이번 협상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미국은 처음부터 상식 수준 밖의 대규모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하룻밤새 달라진 분위기에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무진이 보고한 협상 결과를 비토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협상 성과를 본인의 업적으로 내세우고자 그동안 무리한 증액을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꽤나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측의 태도 변화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실무진이 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본국과의 공감대없이 독단적으로 협상을 전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의 대처에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간과했다면 큰 패착이었고, 최종 타결을 확신했다면 다소 안일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협상 결과는 더욱더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미 주한미군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점입니다. 다만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협상에서 그런 최악의 상황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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