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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야외라지만…한강공원 돗자리서 도란도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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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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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8시30분쯤 서울지하철 9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어울림마당로. /사진=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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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긴 하지만 집에만 있자니 너무 힘들어서…."

서울 낮기온이 17도로 포근했던 3일, 봄꽃이 활짝 핀 장소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 나온 사람들은 결국 인파를 이뤘고, 사회적 거리는 한껏 좁혀졌다.

이날은 지난달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달라"며 국민담화를 발표한지 2주일이 채 안 된 시점이다.


돗자리 사이는 멀어도10명 모인 돗자리 안은 '거리 제로'



오후 3시쯤 찾은 반포한강시민공원 피크닉장은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지에스25 편의점 맞은편서부터 피크닉장까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식사중인만큼 마스크는 쓸 수 없었다.

연인, 아이와 함께온 부부, 소풍 온 대학생 등 방문객 구성은 다양했다. 대학 동기 5명과 함께 소풍 온 이모씨(23)는 "코로나19 사태 후 동기들과 처음 모였다"며 "강의도 온라인으로 들어 평소 집에만 있는다"고 했다. 학생들은 감염 걱정이 없지 않지만 '거리두기'로 지친 마음에 환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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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3시쯤 찾은 반포시민한강공원. /사진=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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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씨(46)는 "직장 갈 때 빼고는 동네 외출 정도만 한다"며 "돗자리 사이 거리가 넓으면 괜찮다 생각해 그나마 사람 적은 평일에 왔다"고 밝혔다.

돗자리 사이 거리는 '코로나19 안전거리' 2m(미터)가 훌쩍 넘었다. 그러나 한 돗자리에 많게는 10명 이상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 한강 둔치와 주변 계단에도 방문객들이 두 세명씩 짝지어 앉아 있었다. 마스크 쓴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화를 주고 받는 사람들도 보였다.

반포동 주민 박모씨(60)는 "면역력 기르는 데 산책도 중요하다 들어 친구와 산책만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아직 남아있는데 돗자리 깔고 시간 보내는 것은 꼭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잠깐 나온 건 괜찮지 않나요?"벚꽃 나들이 온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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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숲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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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공원 벚꽃길에도 나들이객이 줄을 이었다. 잔디공원과 통행로에서는 사람들이 일행간 거리를 2m 이상 벌린 채 앉아있거나 산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인 남성 발걸음으로 네 걸음 정도 폭인 벚꽃길에서 사람들이 항상 2m 이상 떨어져 있기는 힘들었다.

이 길에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10명 중 2~3명은 됐다. '사진' 때문이다. 주로 가족, 친구, 연인끼리 방문한 이들 중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마스크를 벗고 다시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다수였다. 가로등 스피커에서는 주기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2m 이상 거리를 벌려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방문객들은 방문 시간이 짧으니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겠냐고 했다. 자전거를 타던 20대 여성은 "잠깐 왔다 가니 그렇게 불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아들과 함께 온 30대 남성도 "짧게 다녀가니 괜찮다는 생각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큰 걱정은 없어"…사람 줄었다지만 여전히 북적이는 홍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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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8시30분쯤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사진=정겨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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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30분쯤 찾은 홍대입구 인근 모습도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는 민모씨(32) 등 상인이 "코로나19 전보다 외국인 등 이 시간대 돌아다니는 사람이 60~70% 정도 줄었다"고 했지만, 이제는 붐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술집 등이 밀집한 지역을 주로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코로나19에 별다른 경계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행인 이모씨(28)는 감염 걱정은 안되냐 묻자 "큰 걱정은 없다"며 "1시간 정도 머무르며 볼일만 보고 가는데 개인 보건 사항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술집 앞에서 만난 정모씨(27)는 "친구와 두명이서 왔다"며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시간 맞추기 어려워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씨가 있던 술집 내부에는 자리마다 사람이 앉은 모습이었다. 함께 온 박모씨(25)는 "정부 권고를 듣고 위생에 신경쓰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잘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고 했다.

전덕인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 등 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필수인 때"라며 "실내 모임이나 마주볼 상황을 피하며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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