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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오지 말라 해도 오니 갈아엎었다"…코로나19로 황량해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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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맹방 유채꽃밭 이어 제주 가시리 유채꽃 밭도 파쇄 위기

"혹시 감염될라"…전국 봄맞이 축제 취소, 꽃길 입구 폐쇄 잇따라

(전국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에도 상춘객에 몰려들자 지역주민들이 마을의 자랑인 유채꽃밭을 갈아엎는 등 화사했던 봄 풍경이 황량하게 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아엎은 삼척 유채꽃밭
(삼척=연합뉴스)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트랙터로 갈아엎은 강원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유채꽃밭이 황량한 풀밭으로 변해 있다. 2020.4.3 [삼척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byh@yna.co.kr



지난 3일 오후 강원 삼척시가 맹방 유채꽃밭을 모두 갈아엎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꽃밭 출입까지 통제했지만, 상춘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는 유채꽃밭을 따라 벚나무가 이어진 도로에 주·정차하지 말고 차량으로 통과하도록 했지만 소용 없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마을 입구에 주차해 유채꽃밭으로 들어가는 상춘객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결국 삼척시는 주말을 맞아 상춘객이 몰려오기 전에 유채꽃밭을 갈아엎기로 결정했다.

삼척시는 트랙터 4대를 동원해 전날 오후 1시 20분께부터 오후 4시 10분께까지 3시간여만에 유채꽃을 모두 제거했다.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옛 7번 국도변에 축구장 넓이의 7.8배인 5.5㏊ 규모로 조성된 유채꽃밭은 속절없이 황량한 풀밭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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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엎는 삼척 유채꽃밭
(삼척=연합뉴스) 3일 강원 삼척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출입통제에도 상춘객 발길이 끊이지 않자 트랙터를 동원해 근덕면 상맹방리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다. 2020.4.3 [삼척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byh@yna.co.kr



매년 봄 이곳에서 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가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제주에서도 봄철 관광명소로 꼽히는 서귀포 유채꽃밭이 파쇄 위기에 처했다.

절정을 맞은 유채꽃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꼽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유채꽃밭이다.

표선면 가시리 마을회는 마을의 자랑거리인 유채꽃을 이른 시일 내에 갈아엎어달라고 서귀포시에 요청했다.

코로나19 확산 위기 상황에서 상춘객이 녹산로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제주를 다녀간 타지역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제주 유명 관광지 곳곳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감염에 대한 우려가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커졌다.

이곳 녹산로 일대에서 열기로 한 제38회 제주유채꽃축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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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시리 유채꽃밭
(서귀포=연합뉴스) 지난해 4월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37회 제주유채꽃축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귀포시는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파쇄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봄꽃 축제를 취소하거나 꽃길 입구를 폐쇄해 상춘객의 출입을 막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룡강변 꽃길축제를 취소한 전남 장성군은 애써 가꾼 봄꽃을 갈아엎지는 않았으나 13만㎡ 면적의 정원에 나들이객이 몰려드는 상황을 대비 중이다.

봄맞이 축제 취소에도 많은 상춘객이 모여든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 사례를 참고해 황룡강 일원 방역과 위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춘객 발걸음을 묶었다.

3월 하순부터 울산 도심 대표 벚꽃명소인 남구 무거동 궁거랑과 울주군 상북면 작천정 벚꽃길이 일찌감치 모두 막혔고 관련 벚꽃축제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소규모로 열리던 벚꽃축제도 모두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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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축제 취소했는데도 몰리는 상춘객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청명인 4일 벚꽃이 절정에 달한 강원 강릉시 경포호 벚꽃길로 차량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 강릉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벚꽃축제를 취소하고 주변 주차장을 전면 폐쇄했다. 2020.4.4 dmz@yna.co.kr



울주군은 가장 많은 상춘객이 찾는 작천정 벚꽃길 입구에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과 간판까지 내걸었다.

경기도는 4월 첫째 주말(4~5일), 둘째 주말(11~12일) 도청사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주변의 불법 노점상과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을 위해 매년 4월 초 개최하던 '경기도청 봄꽃축제'를 취소한데 이어 주말을 맞아 상춘객이 몰려들 것을 우려해 고강도 물리적 거리 두기를 단행한 것이다.

(배연호 정회성 손형주 이영주 최영수 변지철)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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