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자금지원 백지화로 존폐기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인도 마힌드라 그룹 아난드 회장.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가 대주주의 외면으로 존폐 기로에 섰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기존에 추진했던 쌍용차에 대한 23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백지화하고, 일회성으로 400억원만 지원키로해 사실상 독자생존을 주문했다. 쌍용차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수혈마저 중단돼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 & 마힌드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개최된 특별이사회에서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마힌드라는 "이사회가 오랜 심의 끝에 현재와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해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며 "이사회는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가 자본적 지출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자금 외 이니셔티브를 계속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힌드라는 지원안으로 신규 플랫폼 지원, 기술 프로그램 지원, 자재비 절감 프로그램 지원,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을 제시했다.

지난 1월 마힌드라는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키로 하고, 이중 2300억원을 부담하는 방안을 가지고 산업은행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월 방한해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을 만나고 평택공장에서 간담회도 열었다. 당시 고엔카 사장은 자금 투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산은 등에 추가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정상화 지원계획을 철회한 것을 두고 업계 시각은 두가지로 갈린다. 우선 산은의 지원을 이끌어내 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산은은 대주주 마힌드라가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총 5000억원 가운데 2700억원가량 산은의 자금지원을 기대했던 마힌드라 입장에선 고강도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마힌드라의 쌍용차에 대한 지분율이 75%에 달하고, 추후 400억원 특별자금 투입도 발을 완전히 뺄려는 것보다 산은의 전향적 자세를 이끌어내려는 으름장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철수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마힌드라가 2011년 쌍용차를 5225억원에 인수한 이후 2016년 한해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2018년 600억원대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2800억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자본잠식율도 46.2%로 높아졌다. 앞서 2013년에 800억원, 지난해 9월 500억원을 각각 투입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경쟁격화와 신차부재,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유럽산 부품수급 문제로 순환휴업에 돌입하는 등 험로를 걷고 있다. 마힌드라 역시 코로나19로 지난 3월 인도 판매가 88% 급감하는 등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어 자금 여유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고 있어 쌍용차에 대한 추가지원을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판단하고 철수 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힌드라 지원안에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 모색 지원이 담긴 것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한편, 이날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자금투입 백지화에 대한 입장과 독자 자구안 등 생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경영진회의를 진행중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