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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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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쫓아낸 첫 대통령?…브라질 보우소나루 축출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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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확산이 '남미 대국' 브라질을 흔들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사진)이 사실상 실권을 잃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공식적인 정부 발표는 없었지만 육군 참모총장이 사실상 대통령으로 추대됐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브라질 경제 중심' 상파울루주에서는 주지사가 "현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세계은행(WB)에 직접 코로나19 긴급 지원금 1억달러(약 1230억원)를 요청했다.

스페인 주요 일간 라방가르디아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 브라질 육군 참모총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신 연방정부를 총괄하게 된다고 브라질 군사전문매체 데펜사넷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방정부 각 부처 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 합의로 추대됐다는 것이다. 앞서 4일 이탈리아 레푸블리카 신문도 "브라질 주요 언론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쿠데타가 일고 있다는 소문이 떠돈다"고 보도했다. 그간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대통령과 의회·지역 정부 간 갈등이 극에 치달으면서 대통령 사임 촉구 움직임이 불거졌다. 야권 일각에서는 탄핵까지 주장했지만 대통령은 직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데펜사넷과 진보 성향 매체 브라질247은 이달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더 이상 실질적 통치자가 아니며 네투 총장이 사실상 국정 운영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투 총장의 새 직함은 '플라나우투 수석'이다. 플라나우투는 수도 브라질리아 소재 대통령궁을 부르는 말이다. 아르헨티나 언론 엘데스타페의 호라시오 베르비트스키 기자도 "브라질 고위 장군이 아르헨티나 장군과 통화하면서 브라질은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지 않으며 네투 총장이 '운영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다만 이는 지인인 두 장군이 전화하면서 주고받은 비공식 대화"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일 저녁 관저를 나와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긴 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을 만나 웃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공군 출신인 그는 군부 독재를 옹호해왔다. '극우 포퓰리스트'로 통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엄중한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막말과 기행을 일삼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희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미안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게 인생"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코로나19는 독감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현지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일 시민 1511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응답자 39%가 부정적(긍정은 33%)이라고 답했지만 사임에 대해서는 응답자 59%가 반대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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