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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삼성, 반도체 덕에 버텼다···코로나 제대로 덮치는 2분기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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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을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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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삼성전자 안팎에선 올 1분기(1~3월) 잠정 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내놓을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 수준에 부합할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이날 잠정 집계해 발표한 1분기 매출(55조원)과 영업이익(6조4000억원)만 놓고 보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에도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 1분기 실적에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지금 상황에서 '선방'이라는 표현은 다소 부적절하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반도체, 서버용 D램 수요로 실적 방어



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 6조원을 넘길 수 있었던 요인은 단연 반도체다. 시장에선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약 3조~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용 D램·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초대형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북미 클라우드 기업의 반도체 수요가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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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서버용 고성능 SSD 모듈. [사진 삼성전자]





2분기부터 코로나 피해 반영될 것



2분기(4~6월) 상황은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세트) 사업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2월 공개한 갤럭시S20의 경우 지난 1분기는 소비자 판매(sell-out)가 아니라 대부분 각국 통신사업자에게 물량이 들어가는 단계(sell-in)였다. 통신사업자가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다시 주문하지 않는다면 S20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최근 S20의 판매실적이 전작인 S10에 비해 60~7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스마트폰·TV 판매 이미 하향 곡선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존 전망치 대비 6.8% 줄어든 2억8000만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통신사업자별 마케팅 활동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더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S10을 발표하고 1년 간 총 3600만대를 판매했다.

TV 수요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 진출해 있는 가전과 스마트트폰 생산공장들이 코로나 19 여파로 모두 문을 닫거나 가동을 중단했다. TV의 큰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의 유통점들도 모두 폐쇄된 상태다. 여기에 6월 열릴 예정이었던 유럽 축구선수권 대회(유로 2020), 7월 개최될 도쿄 하계올림픽까지 모두 1년씩 미뤄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2020년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9% 감소한 2억3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도 반도체 실적 따라 명암 갈릴 듯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이어가느냐 여부는 결국 또다시 반도체에 달려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 역시 점점 먹구름이 몰려오는 형국이다. 올해 반도체업계는 5G 시대의 본격화와 그에 따른 5G폰 판매 증가, 데이터센터 증설 등을 반등 요인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의 스페인과 프랑스, 포르투갈, 오스트리아는 물론 5G망 확대를 계획했던 미국 등에서 5G 투자를 속속 연기한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반등 시기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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