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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김칫국' 논란 닷새만에 美국방 전화···"총액 올려라 요구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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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트럼프 설득 위해 성의" 신호

미 국방장관, 트위터에 통화 사실 공개

정 장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거론

중앙일보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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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제11차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협상하려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먼저 통화를 요청했다.

에스퍼 장관은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정 장관이 오늘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내 전화를 받아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공평하고 균형 잡히고 포괄적인 합의를 신속히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인 뒤 한ㆍ미 동맹의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영어로 적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의 통화는 6일 오후 8시 30분부터 25분 남짓 이뤄졌다. 정부가 SMA ‘잠정 타결’ 분위기를 띄웠다가 미국이 반발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단 한ㆍ미가 협상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한·미 국방장관의 회담은 사전에 조율한다. 그리고 사후 보도자료를 내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날 통화는 관련 보도자료가 양측에서 나오지 않았다. 급하게 통화가 이뤄졌다는 방증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통화는 미측의 요청에 따라서 이뤄졌다”며 “양 장관은 SMA 협상이 상호 동의 가능하고 공정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과 조속한 합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정 장관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 휴직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정 장관의 요청에 대해 에스퍼 장관이 똑 부러진 답을 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이 트윗에 '포괄적 합의'를 언급한 이유는 한국인 근로자 무급 휴직 문제만 SMA 협상에서 따로 떼낼 수 없다고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ㆍ미는 입장차만 다시 확인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한ㆍ미는 지난 2일 외교 수장(강경화 외교부 장관-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간 통화를 통해 SMA 합의를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같은 날 ‘김칫국 마시다’ 문장이 적힌 사진을 리트윗하면서 ‘무례하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국방부 안팎에선 “미국이 ‘우리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한국을 압박하면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논란을 희석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에스퍼 장관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준비태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SMA에 사인하자’고 건의했던 것”이라며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면 한국이 총액에 좀 더 성의를 보여달라는 뜻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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