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故 조양호 회장 1주기 맞은 한진그룹…경영권 분쟁·코로나 극복 과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일 간소한 추모식 진행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故) 조양호<사진>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업계 위기 등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이달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그룹 임원만 참석한 가운데 간단하게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참석한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 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지난 50년 역사 속에는 조양호 회장과 오랜 세월 함께 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 회장은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경복고와 인하대 산업공항과를 졸업한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조 회장은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전반적인 실무를 두루 지냈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을 맡은데 이어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직에 각각 오르며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 몸을 담은 이래 회사의 존폐를 흔드는 위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 무한 경쟁의 서막을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 주도로, 그리고 전 세계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로 움츠릴 때는 선제적 투자로 맞섰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에는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다. 1998년 외환 위기가 정점일 당시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주력 모델인 보잉737 항공기 27대를 구매했다.

또 이라크 전쟁,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사스) 뿐만 아니라 9.11 테러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에도 조 회장의 결단은 통했다.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은 것이다. 결국 이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간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시대의 변화를 내다보고 2008년 7월 진에어를 창립했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왔다.

특히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왔다. 지난해 6월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IATA 개최를 이끈 것도 조 회장이다.

이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고심했다. 2010년대 미국 항공사들과 일본 항공사들의 잇단 조인트 벤처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중요한 수익창출 기반인 환승 경쟁력이 떨어지자, 조 회장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추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차녀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등으로 그룹 경영에 좋지 않은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며 아쉬운 말년을 맞았다.

아버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업 존폐위기 등으로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사실상 완승을 거뒀지만, 3자 연합이 여전히 한진칼 지분을 끌어모으며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여파는 항공업계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운항 횟수가 90%가량 감소했고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를 하늘에 띄우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이 같은 여러 위기 요소를 극복하고 그룹의 경영환경을 재선할지가 주목된다.

[이투데이/하유미 기자(jscs508@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Copyrightⓒ이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