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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나바로,1·2월 "코로나19로 美서 대거사망" 내부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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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中 여행 금지 조치" 주장…팬데믹 우려

2월엔 "200만명 사망할 수도"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옆에 선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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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이미 1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할 경우 미국인이 대거 사망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독감으로 치부하는 동안 행정부 고위층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훨씬 심각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악시오스에 따르면 나바로 국장은 코로나19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메모를 1월과 2월 2차례 작성했다.

1월29일자 첫 메모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 보내졌으며, 행정부 내 고위관료 및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읽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메모의 제목은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Impose Travel Ban on China?)"다. 나바로 국장은 대중 강경파 인사다.

나바로 국장은 메모에서 "미국땅에서 코로나19가 전면적으로 발생할 경우 면역 시스템과 치료 및 백신의 부족은 미국인들을 무방비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며 "이렇듯 보호 장치가 부족해 코로나19가 완전한 팬데믹(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진화할 위험이 크며, 수백만 미국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계절 독감 정도의 문제라면 인력과 경제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면서도, 중국발 정보를 고려할 때 "최악의 팬데믹 시나리오에서는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사태로 진행되면 미국인 50만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팬데믹 가능성이 1% 이상일 경우 게임 이론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여행 금지 조치가 명백한 우월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병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안은 병의 발원지인 중국 본토로 향하거나 중국 본토에서 오는 여행에 대해 금지령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격적인" 시나리오에서 여행 금지는 최소한 12개월 동안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백악관 보좌진은 이는 지속 불가능한 기간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1월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최근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비교적 이른 시기 문을 걸어 잠근 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위험성을 심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건 2월29일이다. 그때만 해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총 확진자 및 추정 확진자가 69명이라고 보고 있었지만, 2달도 되지 않아 미국의 확진자는 30만명을 넘어섰다.

나바로 국장의 두번째 메모는 최초 미국 사망자가 발생하기 전인 2월23일 작성됐다. 이 메모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각서(Memorandum To President)'라고 명시됐다. NSC,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도 공유됐다.

이 메모에 담긴 전망은 훨씬 암울하다.

그는 "최대 미국인 1억명을 감염시키고 100~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전면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의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방, 치료, 진단 등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 30억달러의 즉각적인 추가 지출"을 의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료진과 요양 시설 등 종사자의 개인보호장비(PPE)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봤다. 그는 향후 4~6개월 동안 "최소한 마스크 10억개, 보호복 20만벌, 인공호흡기 튜브 1만1000개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망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희망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1월30일 그는 "우리에게 아주 좋은 결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2월24일에는 "매우 잘 통제되고 있다"고 트윗했다. 3월7일에도 코로나19 관련 질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11일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했고 이틀 뒤인 13일 미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17일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불리기 훨씬 전부터 팬데믹이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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