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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감원·급여삭감…패션업계 구조조정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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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 제공 = 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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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경제를 강타하면서 패션업계에도 구조조정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사상 최악의 내수 부진에 해외 시장 '마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으면서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인력 구조조정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는 최근 유니클로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배우진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으로 인해 촉발됐다. 해당 이메일은 배 대표가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려던 것이었으나 실수로 전 직원에게 잘못 발송됐다.

7일 유니클로 관계자에 따르면 이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했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는 언급이 나온다. 또 '구조조정 추진과 함께 점포로 순환근무를 보내면 본사 직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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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확산되자 유니클로는 진화에 나섰다. 일단 구조조정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배 대표가 언급한 메일의 내용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며 "현재 회사는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이메일은 구조개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 대표가 실수로 잘못 발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직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메일이 발송된 후 각 부서 담당자를 통해 사실관계를 전달했다. 그러나 유니클로 한국법인의 직원들은 이메일 내용이 공개된 이후 큰 혼란에 빠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이후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는 부인했지만 인력 구조조정이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표적에 올라 전년 대비 31% 급감한 97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니클로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학생복 업체 형지엘리트는 최근 40여 명의 본사 정직원 중 5명을 감축했다. 직원들은 지난달 말 근로계약을 종결하고 퇴직금을 수령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근로계약 종료는 회사와 근로자 간 개별 합의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국내 의류 전문기업 신원은 다음달부터 해외사업부 소속 팀 1개를 축소하며 직원 7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해당 근로자들은 이달까지 실제 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임금을 받는다. 이후 퇴직금과 정리해고에 대한 위로금도 지급될 예정이다.

신원 관계자는 이날 "미국 거래업체에서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돼 업무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며 "대외 영업 환경이 전체적으로 악화돼 팀 개편도 힘들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벤더업체 한솔섬유는 이달 1일로 예정됐던 정기 승진 인사를 보류했다. 한솔섬유 관계자는 "미국 바이어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며 "승진 인사는 심사 과정에서 보류됐지만 구조조정은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은 한세실업도 위기 대처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현재 인력 감축 등을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아 6월까지는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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