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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가전·스마트폰 수요 3월부터 급감…2분기엔 반도체마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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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전자 1분기 실적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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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분기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는 2분기에 실적이 상당 부분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업황 회복이 확실시됐던 반도체마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전망이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모습이다.

7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반도체 업황 회복 영향에 1분기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개선 폭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글로벌 생산기지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전 세계 TV·가전 유통망이 붕괴된 영향이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제품 출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시점은 3월 이후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 생산공장은 동유럽 지역을 시작으로 이달 중순 인도·브라질·북미 등 주요 생산기지가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언제든 공장이 다시 '셧다운'(가동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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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샵` 모습.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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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마비되다시피 하면서 스마트폰과 TV·가전 판매가 부진에 빠진 것이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지역 오프라인 매장이 3월 중순부터 대부분 문을 닫았고, 미국의 베스트바이, 유럽의 미디어막트 등 대형 오프라인 가전 매장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TV 시장은 3년 만에 역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350만대로 지난해 2억2291만대보다 8.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해외 유통망이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TV·가전의 2분기 매출을 쉽게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2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다.

반도체 부문은 언택트(비대면) 환경 확산으로 서버 수요는 양호하겠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모바일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심해져 이미 재고를 상당 부분 쌓아놓은 고객사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을 지탱하고 있는 서버용 수요가 점차 약해지며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 기대치를 크게 낮춘 증권사도 등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44조원에서 38조원으로 13.6% 낮춰 잡았다. 분기별로는 2분기 9조5300억원에서 7조1700억원으로 조정했고, 3분기는 14조3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4분기는 14조1000억원에서 13조7200억원으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LG전자도 2분기부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 영업이익이 4434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인 6824억원 대비 35%나 낮은 수준이다.

[김규식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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