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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정유업계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유예 조치 환영…현금 유동성 개선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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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4~6월분 부과금 징수 90일 유예 정유업계 900억원 규모 부담 미뤄 숨통

정유업계가 정부의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징수 유예 조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수요부진과 정제마진 하락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로서 현금유동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7일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정유업계가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며 “정부의 배려로 이 같은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업계 지원을 위해 4~6월분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징수를 90일간 유예해주기로 했다. 이로써 정유업계는 9000억원 규모의 부과금 부담을 미루는 효과를 얻게 됐다.

현재 정유사들의 유동성은 말라가고 있다. 공장을 가동해 제품을 생산해도 수요가 뚝 끊긴 탓에 생산을 거듭할수록 비용만 늘어날 뿐 정유사들이 손에 쥐는 현금은 급격히 줄었다.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전년보다 40.8% 증가한 21조411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유업계의 불황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4년 19조4449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당장 돈 줄이 말라가는 정유사들은 단기 자금 성격의 기업어음(CP) 발행 시장에서 조 단위의 긴급 자금을 조달하며 현금곳간을 채우기도 했다. SK에너지는 최근 한 달간 CP 시장에서 6650억원을 조달했다. 같은 기간 현대오일뱅크가 조달한 4200억원까지 합하면 양사는 총 1조원 넘는 자금을 긴급 수혈했다. 장기 자금 조달 시장인 회사채 시장이 여의치 않자 금리가 높은 CP 발행을 통해서라도 당장 유동성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유추된다.

정유업계의 재고평가 손익도 석유공사의 저장탱크 임대를 활용하면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시장에 내다 팔면 손해가 나는 가격이다 보니 정유업계는 시장가격이 오를 때까지 제품을 가지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은 연일 마이너스에 머물러있다. 지난달 3~4주차 정제마진은 -1.1~-1.9달러였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국내 정유업계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이하를 기록할 경우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차량 운행이 줄고 항공 노선이 끊기면서 정유사들의 휘발유와 항공유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며 “판매 창구가 닫히며 현금유동성이 하락한 시점에서 부과금 부담을 미룰 수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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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s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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