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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불안한 대기업, 현금 늘린다… 은행대출 올 최대 14兆 늘 것" [대기업도 자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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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은행 대기업 여신 임원 설문
작년까지는 은행 대출 줄였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침체
회사채로 자금조달 어려워져
자동차·항공업 특히 증가할 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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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은행 대기업 대출이 지난해 대비 최대 20%(14조여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제조업을 비롯, 항공업·자동차업분야 관련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대출 10~20% 증가"

7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대기업 여신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보다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말 기준 6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74조978억원이다. 올해 최대 20%(14조8195억여원) 증가하면 88조8917억여원까지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담당자들의 평가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은 중소·중견기업과 달리 유동성 확보가 용이하다 보니 시중은행 대출보다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중소·중견기업 대출과 달리 대기업 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6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74조978억원)은 2018년 말(76조8796억원) 대비 3%가량 줄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기업 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6대 은행 임원 중 50%(3명)가 당행의 올 대기업 대출이 전년 대비 10~20%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A은행 임원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대기업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단기이지만 미상환(부도) 위험을 안고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투자자는 사실상 없다"며 "특히 국내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임원은 "원화나 외화, 현금 보유량 증대 정책도 대출수요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B은행 임원은 "경제불안에 따른 매출 하락과 소비심리 위축 등 향후 자금시장 악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측면"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자동차·항공업분야 관련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C은행 임원은 "우량 대기업도 컨틴전시플랜의 일환으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확대하고 있어 전 업종에 걸쳐 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채, 매출 등 고려해 대출"

다만, 증가세를 보이는 대기업 대출을 대비해 여신전담 인력을 확충하거나 관련 대손충당금 확보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인력 확충 등과 관련해선 "변화 없다"가 66%(4명), "변화는 없지만 고려 중"이라는 응답이 34%(2명)였다. 특히 대손충당금 확보 필요성에 대해 6개 은행 모두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만큼 6대 은행 임원들은 "부채비율이나 매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신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이자납입 유예나 리스크 관리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은행 임원은 "코로나 관련 피해기업이나 피해예상기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자납입 유예와 할부상환 유예 등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D은행 임원은 "리스크 점검이나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정부가 추진 중인 피해기업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채무부담 경감조치와 관련한 선별적인 지원을 통해 한계기업의 부실을 최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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