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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삼성 ‘반도체가 버팀목’, LG ‘생활가전·TV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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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1분기 실적 ‘선방’

영업이익 6조대 삼성, D램 수요 증가에 환율 상승 반사이익까지

LG는 1조대 회복…2분기부터 전자업계 전체 실적 악화될 수도

경향신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때문에 언택트(비접촉) 소비 증가로 오히려 반도체 실적은 개선됐고, 스마트폰 판매 둔화 속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누린 결과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생활가전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조원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부터 전자업계 전체적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은 큰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2월부터 중국에서 본격화되고, 3월에는 북미와 유럽으로 확산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부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계속 하향하다 막판에는 5조7000억~5조8000억원까지 낮춰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반도체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과반을 차지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동영상 활성화로 PC D램과 서버 D램 수요가 증가한 덕을 봤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동종업체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당초 2000억원대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4000억원대에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전방수요 둔화 속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작년 4분기 달러당 1175.8원에서 올해 1분기 1193.6원으로 상승한 ‘환율 특수’를 누렸다. 새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환율이 오른 덕에 가격이 저렴해진 효과로 2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7287억원과 1조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971.1%, 지난해 동기 대비 21.1% 증가한 수치다.

LG전자가 ‘깜짝 실적’을 달성한 이유는 생활가전과 TV 사업이 성장세를 유지해서다. 업계에서는 생활가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1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추정한다. TV는 올 1월부터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19로 공장을 정상 가동하지 못해 LG전자가 혜택을 봤다.

문제는 올 2분기부터 각국의 전자제품 생산기지 가동 중단과 유통망 차단 영향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은 지난해 2억2291만대에서 8.7% 줄어든 2억35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건재해 보이는 반도체 사업도 위기를 마주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작년 말부터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비해 생산여력을 늘려 재고가 증가한 데다, 스마트폰 사업 악화로 모바일 D램 수요 위축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사회가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식을 꾀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할 경우 시장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 한 달 만에 진정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도체는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교형·곽희양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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