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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9만명까지 늘어날 자가격리, 70%가 수도권…“방심하면 대구와 똑같은 혼란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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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인천 등 7개 시·도

완치자보다 치료 중 환자 많아

전문가 “비상계획 마련해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폭이 완만해지고 완치자가 속속 나오면서 병원 등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확진자 수가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은 오히려 치료 중인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등 지역별로 상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역당국이 최대 9만명까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자가격리자의 70% 가까이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행정인력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의료자원 부족으로 대구·경북이 앞서 겪은 것 이상의 혼란이 닥칠 수 있다며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명 늘어 이틀 연속 50명 미만을 기록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22일부터 시작한 고강도 물리적 거리 두기 1주차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가 해제된 인원은 총 6694명으로, 완치율은 64.8%까지 높아졌다. 이로 인해 격리 중인 확진자는 3445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상황이 다르다. 대구·경북 등 10개 시·도는 완치자가 격리 치료 중인 환자보다 많아졌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7개 시·도는 격리 치료 중인 환자가 완치자보다 많다. 대구의 경우 누적 완치자가 4918명으로 격리 중인 확진자 1742명보다 훨씬 많다. 반면 수도권은 격리 중인 확진자가 지난달 5일 184명에서 전날 813명까지 급증했다.

이 때문에 감염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긴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에만 3만여명의 자가격리자가 몰려 있는 데다, 해외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자가격리가 제대로 안 지켜지면 이들로 인해 2차 감염이 늘 수 있고, 물리적 거리 두기도 점점 느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환자가 대구·경북처럼 급증할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자원을 충분히 확보해 두지 않을 경우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해 집에서 대기해야 했던 대구와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사망자 192명 중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구·경북에서 나왔는데 이는 갑자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중증 이상 환자를 조기 분류해 치료하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수도권은 확진자가 굉장히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어느 순간 갑자기 급증할 수 있다”며 “언제든 대구·경북 같은 상황이 똑같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6일 기준 국가지정 음압병실 161개 가운데 148개(91.9%)가 차 있다. 전국의 감염병전담병원에 확보된 병상 7391개 중 수도권에 있는 병상은 1773개(24%)에 불과하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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