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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오래 전 ‘이날’]4월8일 '4월의 불청객' 산불···종로구 10배 면적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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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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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토성면에 불탄 나무들 앞으로 소나무 묘목이 심어져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0년 4월8일 ‘강원 잇단 큰산불’

강원도 동해안 대형 산불 사태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피해 주택 416채 가운데 179채는 아직 복구 작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산림 피해지 2575ha에 대해서는 2022년이 돼서야 복구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이전처럼 돌아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대형 산불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늘로부터 20년 전에도 역시 강원도 동해안을 중심으로 큰 산불 사태가 있었습니다. 2000년 4월8일 자 경향신문 1면에는 강원도 고성과 강릉, 삼척 지방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을 다룬 기사가 크게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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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8일 경향신문 1면 ‘강원 잇단 큰산불’


4월7일 새벽에 시작한 이 산불은 무려 8박 9일동안 동해안 전역을 휩쓸며 큰 피해를 야기했습니다. 강원도 고성 군부대 소각장 인근에서 발화하여 산세를 따라 강릉, 동해, 삼척, 울진으로까지 번진 불길에 총 2명의 사망자와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수백여 채의 가구가 소실됐으며 무려 2만3794ha의 임야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종로구의 10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봄은 1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건조한 바람이 산을 타고 빠르게 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산불은 등산객의 실수에서 시작하기에, 봄철 따뜻한 날씨에 꽃구경을 하려는 등산객들이 붐비는 것도 산불이 많은 하나의 이유입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47%에 달하는 산불이 3월과 4월에 집중됐습니다. 피해 면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연중 두 달의 비중이 77%까지 치솟습니다. ‘역사적’ 산불로 기록되었던 ‘1996년 고성 산불’, ‘2005년 양양·낙산사 산불’ 모두 4월에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우리도 이제 4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산과 들은 봄빛으로 가득합니다. 코로나19 탓에 예년에 비해 분위기는 조심스럽지만, 봄 내음을 만끽하는 등산객들이 다시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염병이라는 뜻밖의 불청객이 등장해 우리는 적잖이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작년에 입은 화마의 상처도 아직 아물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올봄만큼은 ‘4월의 불청객’ 없이 무사히 지나길 바랍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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