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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권혁재의 사람사진] 배우 김응수, 130개 CF보다 이미지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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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혁재 사람사진/ 배우 김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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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배우를 인터뷰하는 장소가 방송국 분장실이었다.

그곳에 들어서니 좁은 데다 뭔가 분주했다.

취재기자는 노트북 자리를 마련하느라,

동영상 촬영 기자는 배경과 카메라 설치를 하느라,

배우는 귀퉁이에서 옷을 갈아입느라 여념 없었다.

준비가 완료되자, 배우를 돕는 이가 메이크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배우는 메이크업을 거절했다.

메이크업하면 여러 사람이 기다려야 하니 안된다는 게 이유였다.

당신이 곱게 화면에 나가는 것 보다 기다리는 사람을 배려한 게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의 상황을 살폈다.

인터뷰와 동영상 촬영이 일순간 정지되었다.

알고 보니 형광등을 교체하러 온 사람이었다.

금세 상황을 눈치챈 사람이 다음날 오겠다며 문을 닫으려는 순간,

배우가 그를 불러 형광등을 갈게끔 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잠깐이면 되는데 내일 또 오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중앙일보

권혁재의 사람사진 / 자신을 패러디한 영상을 보며 파안대소하고 있는 배우 김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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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는 반지하에서 처가살이한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 처지에 몇십년 한 가지 일만 했는데도 밥도 먹기 힘들었으니….

오랜 시간 지나 “묻고 더블로 가” 한마디가 화제가 되면서

130개 CF 요청이 그에게 왔다. 오래 묻었던 씨가 발아된 게다.

웬만하면 닥치는 대로 했을 터인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이미지가 겹치더라고요. 이미지 남용을 막고자 5개만 엄선했어요.

그중에서도 ‘사랑의 열매’ 재능기부를 제일 먼저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가지고 맘껏 놀아도 됩니다.”라며 덧붙였다.

“유머를 일으키는 문화, 그것이 예술의 위대한 힘입니다.”

배우 김응수, 그는 욕심조차 묻고 더블로 가는 중인 게다.

중앙일보

권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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