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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WP "코로나 오판 트럼프는 최악···카터 무능과 닉슨 부패 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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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유명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칼럼에서 트럼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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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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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지난 한 달 동안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며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고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썼다. 트럼프가 지난 2월 '확진 사례가 곧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라 호언장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결과는 전혀 달랐다"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가 그토록 자랑해왔던 경제 성과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신문은 "세계 경제가 큰 위기를 맞았던 2007~2009년 당시 사라진 일자리는 900만개였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실업 건수는 1000만건에 달한다"며 "이는 1939년 대공황이 끝난 이후 8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았다는 점을 호되게 질책했다.

미국의 각 기관은 지난 1월부터 이미 중국에서 심각한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보고를 했지만, 트럼프는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1월 18일에는 엘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 심각성에 대해 브리핑했지만, 트럼프는 일축하고 "그저 중국에서 온 바이러스이며 우리는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WP는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를 들은 이후에도 트럼프는 8번의 선거유세에 나가 연설했고, 골프도 쳤다"며 "이는 상황의 심각함을 전달한 관료들을 무시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무관심 때문에 보호장구와 산소호흡기 등을 비축할 시간을 놓치고 대혼란이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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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이라고 비판한 워싱턴포스트의 칼럼.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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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대만과 싱가포르, 한국, 독일과 같은 국가들이 (미국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들은 앞으로 고통을 훨씬 적게 받을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보다 치사율이 6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WP는 또 "트럼프의 실패는 너무도 기념비적"이라며 "그는 조지 W 부시와 지미 카터의 무능함, 리처드 닉슨의 부패를 모두 갖춘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런 트럼프에 비견할 만한 최악의 대통령은 미국의 남북 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1857~1861년 재임)이지만, 남북 전쟁은 불가피했다고 볼 가능성이 있는 반면 지금의 재앙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누구라도 예견할 수 있었기에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신문은 "상황이 이런데도 그는 중국과 언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민주당을 비난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역사의 판단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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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환자들을 돌보고있는 한 의료진의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대처 실패로 의료진이 보호장구를 충분히 준비할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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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이용 비판도



WP뿐 아니다. 미국의 많은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 대책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전염병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며 "세금 공제를 확대하고, 국경을 강화하고, 보호주의를 더욱 심화하는 등 자신의 의제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역시 "(이런 이유로) 이미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그간 국경을 개방하고 중국 제조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기에 (신종 코로나) 위기가 촉발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신종 코로나 위기는 올해 치러질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위기 상황 속에서 늘 그렇듯, 지난달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외려 오르는 추세였지만 최근 양상은 다르다.

지난 4일 미국 리서치회사 글로벌전략그룹(GSG)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가 '잘 대처하고 있다'는 답을 한 사람은 지난달보다 7%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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