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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나쁜 친구랑 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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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신경수의 조직문화]

머니투데이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친구 중에 ‘신동’이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친구가 있었다. 당연 공부도 잘했고 중학교 졸업할 때는 전교 1등으로 교육감 상도 받았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이렇게 머리가 좋은 친구와 나는 같은 고등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3년을 비교당하면서 학교를 다닐 생각을 하니 끔찍했지만, 다행히도 이 친구가 학교 근처의 하숙집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대재앙은 피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친구와 관련된 소문들이 학교 내에 돌기 시작했다. 워낙 공부를 잘했던 친구인지라 선생님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소문의 내용은 좋지 않았다. 저녁마다 동네 건달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가 들어간 하숙집에 불량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신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결국, 그 친구는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중간 정도로 성적이 떨어지고 대학도 간신히 들어가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대의 케이스를 가진 친구도 있다. 시골에서 올라와 최하위로 반에 들어온 친구였는데,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존재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던 이 친구가 2학년이 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졸업할 때에는 상위 1%대에 진입했다. 결국 이 친구는 서울에 있는 모 대학의 의대에 입학했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그 친구에게 비결을 물어보았다.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해. 2학년 때 새로 옮긴 하숙집에 있었던 애들이 엄청난 공부벌레들이었거든. 공부의 요령을 그 친구들한테 배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공부에 재미가 붙더라고. 요령도 생기고, 그 친구들한테 지지 않으려는 오기도 생기고, 내 인생에 은인들이지”라고 그 친구가 말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성공의 노하우는 ‘친구를 잘 사귀라’는 말인 것 같은데, 좀더 과학적인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Nicholas Christakis 교수가 쓴 '사회적 관계망이 우리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접하게 되었다. 그는 하버드에서 10년 동안 환자들을 마주하며 기록한 상담기록을 정리하여'Connected: The Surprising Power of Social Networks and How They Shape Our Lives'(2010)라는 책을 발간했다. 약물남용, 불면증, 흡연, 음주, 식이장애, 행복 같은 것들이 환경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추적한 연구보고서다.

책에 따르면 친한 친구가 비만이 되면 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57%나 높아진다고 한다. 왜 그럴까? 보고서에 의하면 인간은 자주 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기준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자주 어울리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겉모습까지 닮아 간다고 한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태도와 건강 습관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상대적인 성공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불평불만이 많은 동료하고 일하게 되면 이상하게 일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정직하고 긍정적인 동료들은 일의 보람과 기쁨을 준다. 결국 조직생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져가는 것은 병균뿐만이 아니다. 행동도 전염된다.”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크리스태키스 교수가 한 말이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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