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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우한 76일만에 봉쇄 풀려도···中 엄습한 제2 코로나 폭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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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사상 초유 1100만 인구 도시 봉쇄

8일 0시 기해 우한 통하는 교통편 재개

주택단지 폐쇄 관리는 계속할 방침

남쪽 광둥성, 아프리카인 중심 2차 폭발 소문

북쪽 헤이룽장성, 러시아 역유입 환자 증가

중부 허난성, 무증상 감염자로 60만 지역 봉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앙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대한 봉쇄 조치가 8일 0시를 기해 해제됐다. 지난 1월 23일 인구 1100만의 도시에 대해 신중국 사상 초유의 봉쇄를 단행한 지 무려 76일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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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과 후베이성을 잇는 고속도로의 한 구간에서 운전자에 대한 체온 검사 등 차량 통행과 관련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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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봉쇄 해제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와의 사투에서 승리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상처는 깊고 또 넓다. 지난 1월 11일 우한에서 첫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나온 이래 7일까지 모두 333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우한에서 숨진 사람은 2572명으로 전체의 77%를 웃돈다. 중국 경제는 마비돼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채택 이래 처음으로 1분기 마이너스 10% 성장과 2억 명이 넘는 실업자가 양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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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종 코로나의 진앙 우한에 대한 봉쇄가 8일 0시를 기해 해제됐다. 해제 하루 전날인 우한 기차역은 아직 한산한 모습이다. [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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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이 끝난 게 아니란 점이다. 우한으로 통하는 길은 열렸지만 우한 주민은 아직도 자유롭게 외부 출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주택단지에 대한 폐쇄 관리가 한동안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사(新華社)는 이 같은 상황을 빗대어 우한의 봉쇄가 ‘해제’되긴 했지만 ‘해방’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가볍지 않다. 남쪽의 광둥(廣東)성에서 북쪽 헤이룽장(黑龍江)성까지 중국 곳곳에서 새로운 문제가 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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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웨슈구에는 적지 않은 아프리카인이 거주한다. 지난 6일 아프리카인 중심으로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돌아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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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광저우(廣州)의 아프리카인이 폭발했다”는 소문이 대표적이다. 광둥성 광저우 내 아프리카 밀집 거주지역인 웨슈(越秀)구에 사는 아프리카인 30만 명이 새로운 신종 코로나 진앙이 되고 있다는 루머가 그것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가 다시 폭발해 웨슈구의 야오타이폔(瑤台片)구가 봉쇄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놀란 광저우시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에 나섰다. 아프리카인 30만 거주설도 거짓이고, 코로나 2차 폭발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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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프리카인 30만 명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가 폭발했다"는 소문이 지난 6일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자 이튿날인 7일 광저우시가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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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슈구 거주 외국인은 모두 3462명이며, 5대 외국인은 미국 350명, 말리 308명, 나이지리아 227명, 캐나다 208명, 호주 200명 순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소문이 퍼진 건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나이지리아인 5명이 광저우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이다.

광저우시는 이들과 접촉한 1680명을 찾아내 검사하고 또 이들이 갔던 식당 8곳, 호텔 아홉 군데, 공공장소 12곳에 대한 방역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저우 사람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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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의 진앙 우한에 대한 봉쇄가 76일 만인 8일 풀렸다. 우한의 하늘길 개통을 준비하기위해 지난 3일 한 방역 요원이 우한 톈허국제공항을 소독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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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코로나 검사를 받던 나이지리아인이 중국 간호사를 밀치고 얼굴까지 문 뒤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져 민심이 흉흉한 상태다.

멀리 북쪽의 헤이룽장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하루에만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중국 헤이룽장성의 수이펀허(綏芬河)로 들어온 코로나 감염자가 20명이나 됐다. 이제까지 이 루트를 따라 들어온 확진자 수만 59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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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 대한 봉쇄가 76일 만인 8일 0시를 기해 해제됐다. 이에 따라 우한 시내의 가게도 영업 준비에 나서는 등 일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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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블라디보스토크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5일과 6일, 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위험 통고를 한 뒤 이 통로를 7일부터 13일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중국의 남부와 북부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자로 긴장하고 있다면 중부는 무증상 감염자로 우려가 크다.

허난(河南)성의 인구 60만 자(郏)현이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잇단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 전체가 봉쇄된 게 대표적인 예다. 또 지난 6일엔 후베이성으로 의료 지원을 나갔다가 55일 만에 돌아온 산둥(山東)성 간호사 장징징(張靜靜)이 숨져 중국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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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에서 첫 번째로 후베이성 의료 지원에 나섰던 간호사 장징징. 지난달 21일 돌아와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날인 지난 5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생해 이튿날인 6일 사망했다. 33세로 5세 딸을 남겨 중국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중국 청년보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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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징징은 올해 33세로 후베이성 근무 중 환자들의 심한 방언으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되자 스스로 환자와 간호사 간 소통 책자를 만들기도 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쳐 언론을 통해 중국 대중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21일 산둥성으로 돌아와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끝내던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갑작스레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원조 활동을 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다섯 살 난 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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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으로 의료지원을 나갔다가 55일 만에 돌아온 산둥성 간호사 장징징의 사망을 슬퍼하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33세로 5세 딸을 둔 그는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끝내던 날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중국 앙스신문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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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아직도 주택 단지마다 출입구 하나만을 남겨 놓고 모든 출입자를 점검한다. 자동차는 트렁크도 열어 숨어들어오는 이가 없나를 감시한다. 식당도 문 열지 않은 곳이 더 많고 영업도 저녁 8시 이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6일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 사태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우울한 전망을 실었다. 우한 봉쇄 해제가 중국에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마음 놓고 반길 형편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방’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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