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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중국 편드느라 망쳤다" 트럼프의 이유 있는 WHO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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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TF 일일 브리핑서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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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때리기'에 나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만 싸고돈다면서 지원금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국내 비판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WHO의 행보도 그간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미 언론 "트럼프가 코로나19 위험성 무시" : 미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올해 1월부터 쏟아내는 경종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성을 계속 보고하는 동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선거 유세나 골프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의료 장비나 진단 키트 등을 갖춰 대비하지 못한 채 코로나19를 맞았고 현재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WHO 때리기'가 자신이 져야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본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NYT)의 명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자신의 칼럼을 통해 "인종차별과 자신의 실패를 남에게 떠넘기는 건 트럼프의 특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대 치적인 주가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코로나 관련 조치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WHO가 지나칠 정도로 친중국적이었고 팬데믹 선언도 늦었다며 WHO 스스로 비난의 여지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오죽하면 온라인에서 WHO사무총장 퇴진운동까지 벌어졌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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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임시병원이 설치된 뉴욕 맨해튼의 제이컵 K.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주 방위군들이 나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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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감싸느라 늦어진 WHO의 코로나 대응 : 중국 편향성은 WHO의 코로나 대응이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으로부터 원인 불명 폐렴 발생이 첫 공식 보고됐다. 그후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수많은 사망자가 나고 있음에도 중국의 코로나 대처를 수시로 "중국의 노력에 감사한다"거나 "전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고 칭찬했다.

WHO는 지난 2월28일엔 글로벌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팬데믹 선언에 대해서만은 유보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후 첫 보고 후 2개월 여 후인 지난 3월11일, 전세계 12만명이 감염된 후에야 팬데믹이 선언됐다. 그마저도 CNN이 WHO 선언을 기다리다 못해 "우리는 먼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이란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후였다.

공교롭게도 팬데믹 선언 시점 역시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나왔다. 그후 마스크나 코로나에 쓸 약품에 대한 권고 역시 WHO는 오락가락이었다.

이때문에 미국에 본부를 둔 청원 전문 웹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1월31일부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에는 현재 약 75만명이 서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2월24일에도 그의 해임을 원하는 또 다른 청원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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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사무총장 퇴진 인터넷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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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우리가 물주인데 WHO는 친중국"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WHO는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며 "WHO는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받고 있다. 우리는 WHO에 아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돈줄 조이기'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에 대한 지원 중단 시점과 자금 규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트위터를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정말 망쳤다. 어떤 이유인지 미국한테서 주로 자금 지원을 받는데도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행히 나는 초기 중국에 대해 우리의 국경을 계속 개방하라는 그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며 "그들은 왜 우리에게 그런 잘못된 권고를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WHO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이 WHO에 일반펀드(General Fund) 항목을 통해 낸 자발적 기부금은 630만달러(78억원)로 미국의 2억8000만달러나 독일의 1억55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의 8700만달러, 한국의 2800만달러에도 못미쳤다. 직전 연도인 2017년도에는 1000만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다만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중국이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9일 일본 NHK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 중국 정부가 2000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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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제네바 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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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기준으로 본다면 WHO는 미국 편향적이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일각에서는 WHO 수장인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2017년 취임 당시 중국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중국이 그의 모국 에티오피아에 강력한 재정 지원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끈끈한 우호 관계의 배경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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