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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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첫 항소심에서 "업무방해죄 성립을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단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외 6명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조 회장 측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업무방해죄 판단의 중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예로 이모 지원자의 경우 1차 면접에 응시하지 않았음에도 1차 면접위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오인한 부문이 결국 유죄로 판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ㆍ2차 면접위원이 특정됐으면 좋겠다"며 "검찰 압수물 중에 면접위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검찰이) 증명해야 한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사실 자체가 신한은행이 아닌 면접위원들에 대한 업무방해라고 돼 있다"며 "검찰에서 피고인들이 관여된 부분과 위계에 의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 씨 관련 청탁 판단 여부, 인사실에 보고된 실제 명부, 명부에서 CEO 표기와 별표 표시된 부분이 원심에서는 무죄가 됐는데 조 회장에게 보고가 된 것인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외부청탁 전달자와 임직원 자녀의 명단을 따로 관리해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조정하는 등 150여 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은행장으로서 채용 총괄을 맡은 조 회장이 은행 채용 체계를 무너뜨렸다"며 인사부서에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사항 등을 알린 것을 명백한 업무 방해로 판단하고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 등의 항소심 2차 공판기일은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조 회장 재판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키코(KIKO) 공동대책위원회와 금융피해자연대가 법정에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경위에게 제지당해 무산됐다.
[이투데이/김보름 기자(full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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