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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코로나19 속 훈련 안 하기도, 무조건 강행하기도 곤란한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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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강원도 인제서 4000여명 참가 훈련

군, 민간인 접촉 안 하는 훈련은 실시할 방침

전문가들, 코로나19 이후 훈련 방식 변화 조언

뉴시스

[서울=뉴시스] 국방부 청사. 2020.02.28. (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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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군이 훈련 실시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정된 훈련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군사 대비 태세가 흐트러질 수 있지만 섣불리 훈련을 강행했다가는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지휘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육군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강원 인제 과학화훈련장에서 3사단 병력 2500여명과 대항군 2000여명이 참가하는 야외 전투 훈련이 진행된다. 2주간 숙식과 함께 훈련이 실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보름째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으며 누적 확진자 39명 중 4명을 제외한 전원이 완치됐지만 방심은 금물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은 민간인을 접촉하지 않고 시행하는 훈련이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훈련장에서의 필수 야외훈련은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여러 부대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사령부 예하 전 부대가 참가하는 주진지 전개 훈련을 한다. 이번 훈련은 유도탄사 대대·포대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훈련을 주관하는 전익현(중령) 훈련과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제약이 많지만 철저한 준비와 명확한 훈련 목표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2사단 상륙장갑차대대는 지난달 31일 김포 우전방 지역에서 야간 전술무장행군을 했다. 대대 장병 50여명은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11㎞ 거리를 행군하며 작전지역 내 취약한 곳을 확인하고 야간 작전환경을 숙지했다. 사단 관계자는 "해병대2사단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병 개인의 위생을 관리하고 군 기강을 철저히 유지하면서도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개인·공용화기 사격, 소부대 전술훈련 등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31사단은 영내 훈련장과 예비군훈련장 등을 활용해 소부대 전투기술훈련, 전투사격훈련 등을 소화했다. 전투사격과 체력단련 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개인 간 2m 이상 거리를 두고 훈련이 실시됐다. 화생방 훈련 전후로 방독면 소독이 이뤄졌다.

육군2작전사령부(2작전사) 화생방대대는 코로나19 확산·차단을 위한 방역·소독작전과 연계한 실전 수준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대는 대구·경북 지역 방역·소독작전 중 방역복 착용, 방역장비 등 물자 사용·정비법, 돌발상황 대처훈련 등 훈련을 펼쳤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훈련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화생방대대 정영광(소령) 정작과장은 "코로나19 방역·소독작전에 총력을 기울이며 쌓은 경험과, 실전과 함께 병행하는 교육훈련이 우리 부대의 전·평시 화학·생물학·방사능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한층 발전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군대 훈련 방식 등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일 국군의무사령부 주최 자문회의에서 "밀집생활을 하는 군은 신종 감염병에 취약한 집단"이라며 "훈련을 포함한 병영생활 문화 전반에서 변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전병률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의 완화 시점에 대해 현시점에서 생활방역은 시기상조"라며 "특히 군은 민간사회와 동일한 시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것보다 민간의 질병 확산 추이에 따라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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