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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문가들 "실검 사회적 역할 필요…네이버, 투명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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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책임성 높이면 정치권 압력 피할 수 있어"

"정치인들, 불리하면 '조작' 주장…과도한 의미부여"

"광장처럼 와글와글 떠드는 실검만의 가치 지켜야"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035420)가 사상 처음으로 공식 선거기간 중 급상승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네이버 스스로 실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검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했다.

8일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급상승 검색어 사라진 첫 주, 무엇이 달라졌나요?’라는 웹 세미나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실검 폐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외부의 부당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투명성과 어카운터빌리티(책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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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웨비나(웹+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국 동국대 교수, 김유원 네이버 데이터랩 리더, 이상우 연세대 교수, 유병준 서울대 교수,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 (사진=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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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카이스트 교수는 “투명성과 어카운터빌리티를 높이는 방식으로 실검 서비스의 공공재적 성격을 더 강화하면, 정치권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도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만 편파적이라며 마치 조작된 것처럼 얘기한다. 투명성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그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며 “네이버가 조용히 있으니 마치 투명성이 없는 것 같다고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유원 네이버 데이터랩 리더는 “투명성 강화와 관련해선 회사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많다. 모든 걸 공개하자부터 실검 폐지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어떻게 하면 부작용 없애고 긍정적 면으로 서비스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게 저희의 고심”이라고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일부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실검 서비스는 유지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김 리더는 “실검 서비스 재미있어 하고 지키려고 하는 이유는 이용자들이 와글와글 떠드는 느낌이 좋은 것”이라며 “실검에만 독특하게 존재하는 이 같은 느낌이 있다. 이런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나,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등 자연재해나 사고, 최근 이슈에 대한 빠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익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병준 교수도 “모두가 알아야 할 정보를 구조화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용국 동국대 교수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포착했다는 게 큰 강점인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공격에 대해선 비판이 쏟아졌다. 유병준 교수는 정치 이슈를 둘러싼 ‘실검 띄우기’에 대한 정치권의 과민 반응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쪽이 실검을 올려서 자신들의 뜻을 표현하고, 반대편은 다른 걸 올렸다.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큰 토론의 장이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검은 순위를 따지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따라가는 서비스다.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데 일부 정치인이나 이용자들이 과도하게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상우 교수는 지난해 발의된 매크로법 관련해 “‘부당한 목적’이라는 행위자 의사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판단하도록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이용자에 대한 감시의무를 부과했다”며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위축이라는 비난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선 여론 조작을 이유로 한 규제 논의조차도 없다”고 비판했다. 유 교수도 “발톱에 문제가 있다면 발톱만 깎으면 되는데, 소를 잡겠다고 하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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