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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수요절벽 내몰린 중소가전, 신용등급까지 추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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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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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조짐으로 인한 '수요 절벽'에 중소·중견 가전업계 고통이 현실화됐다.

순환휴직을 실시하는가 하면, TV광고 전면 중단 등 '마케팅 축소→판매량 감소'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정기 신용평가를 앞둔 가전업계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까지 경색될 수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8일 휴직 모집을 마감했다. 임직원 자율이어서 참여율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데 노사가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직 기간에는 급여 80%를 지급한다. 위니아대우와 위니아딤채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1분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까지 추이를 지켜본 뒤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면 연간 생산계획을 수정할 방침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공동의 노력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려는 것”이라면서 “2분기 계절가전 판매량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합가전기업 A사는 최근 TV 광고를 전면 중단했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급감한 후폭풍이다. 전체 마케팅 비용을 50% 이상 줄였다. 비용절감 차원이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판매량도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졌다. 주말 특근을 없애고 주중에도 공장가동률을 낮추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사업계획 수정도 준비하고 있다.

중소가전기업 B사는 코로나19 발생 두 달이 넘도록 중국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 물건을 만들고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한 달이 소요될 정도다. 2분기 계절가전 판매를 노리고 있으나, 공급망 불안부터 해소해야 한다.

수요 절벽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가전업계는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도 노출됐다. 삼성전자, LG전자도 2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중소·중견업체 실적은 더욱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 2분기에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는 4~6월 기업 신용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긴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정기평가다. 여기서 나오는 신용등급은 회사채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업 자금 조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기업은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까지 어려워지면 '이중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코로나19가 특정 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아니고 국가 전체적 위기여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코로나19 같은 기업 경영 위험 요소가 발생하더라도 이것이 기업의 근본적 위협 요소인지, 경쟁사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살핀다. 코로나19가 모든 기업의 등급 하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들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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