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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美 항모 코로나19 사태, 해군장관 대행 사임으로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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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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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들리 미국 해군장관 대행.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의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결국 해군장관 대행의 사임으로 일단락 됐다. 미 국방부는 장관 대행이 자의로 그만뒀으며 먼저 경질된 루즈벨트호 함장에 대한 추가 조치는 조사가 끝난 다음에 나온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전날 모들리 대행에게 루즈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에 대한 사과를 지시했고 7일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화상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이 모들리 대행과 면담을 하긴 했지만 사직서를 요구하지 않았고 모들리 대행이 자의로 물러났다고 전했다. 같은날 에스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제임스 맥퍼슨 육군 차관에게 해군장관 대행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모들리 대행이 "자신보다 해군과 수병들을 우선했다"며 "수병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진심이었다"고 강조했다.

루즈벨트호는 지난달 15일 베트남 다낭을 출항했으며 같은달 22일에 승무원 4865명 가운데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견됐다. 크로지어 함장은 선내 감염자가 114명을 기록하자 같은달 30일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 인근 괌에 기항해 선원들을 하선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시 서한에 "지금은 전시가 아니다. 수병들이 죽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바로 다음날 해당 서한이 미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유출됐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크로지어 함장이 자신의 고향 매체에 일부러 서한을 유출해 해군 군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모들리 대행은 이달 2일 크로지어 함장을 해임했다고 밝혔으며 해군 안팎에서는 이번 경질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다. 모들리 대행은 지난 6일 직접 괌에 정박한 루즈벨트호에 올라 함내 방송을 통해 서한 유출을 언급하고 "크로지어 함장이 함을 지휘하기에는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지나치게 멍청하거나, 아니면 고의로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해당 연설 내용이 전하며 모들리 대행이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고 경질을 지지했던 에스퍼 장관은 모들리 대행에게 공식 사과를 지시했다. AP는 미 정가와 해군 원로들 사이에서도 모들리 대행이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가 사임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6일 기자들과 만나 모들리 대행이 "거친 발언을 했다"며 코르지어 함장이 그동안 좋은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해서 누군가를 망가뜨리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해군은 7일 발표에서 루즈벨트호 승조원의 79%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았으며 최소 2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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