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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기자수첩] 패션업계, '감수성' 놓치면 고객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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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패션업계, '감수성' 놓치면 고객도 떠난다

메트로신문사

최근 대중을 분노케 한 ‘n번방 사건감수성에 대한 필요성을 부쩍 느끼게 했다. n번방 신상공개 관련해 국민 약 500만 명이 청와대에, 10만 명이 국회 청원에 동의하며 인권과 성별 문제에 대해 보다 민감해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논란이 된 성인지 감수성과 함께 장애인지 감수성, 사회적 언어 인지 감수성 등은 차별적 요소를 감지해내고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를 낳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감수성은 경제적 성장을 넘어 개인과 사회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됐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소비자의 소비기준으로까지 확대됐다.



브랜드 이미지가 직접 매출에 타격을 주는 패션업계도 성인지 감수성 이슈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월 국내 에슬레저 브랜드 안다르가 회사 내부에서 성추행당한 피해 여성 직원을 해고해 불매운동에 휩싸인 바 있다.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기업임에도 성추행 사건을 단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 고객층인 여성들의 비판은 거셌다. 지난 2월 대구경북 여성의료진에 약 25000만 원 상당의 기능성 의류 1만 장을 기부하는 등 꾸준한 사회 공헌활동을 하며 브랜드 이미지개선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안다르 연관검색어에는 성추행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을 외면했던 유니클로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지난해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란 광고 자막은 위안부 폄하 논란을 불러왔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해당 광고를 보고 1930년대 말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고통받던 시기를 떠올릴 누군가가 있었을 터. 그러나 2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않았다. 유니클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구 지역에 15000장의 마스크를 기부했지만, 등을 돌린 대중은 이마저도 비웃었다. 지난해부터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겪은 유니클로는 올해도 코로나19사태가 겹치면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유니클로 대표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감수성 부족한 기업의 말로를 볼 수 있었다.



소비자의 감수성은 갈수록 커지고, 대체할 경쟁사도 늘어간다. 지난달 무신사 스탠다드 여성용 슬랙스가 `핑크택스`논란에 휩싸이자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비슷한 가격, 퀄리티의 대체 제품을 공유했다. ‘여성용 제품은 기능성보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는 회사의 입장에 소비자는 여성은 인형처럼 예쁜 옷만 입어야 하냐며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이어지는 부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악재를 겪고 있는 패션업계가 무심히 지나쳐선 안 될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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