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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中우한 봉쇄해제 됐지만… 더 커진 의료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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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후폭풍' 일반환자 폭증 우려 커져 응급의학과 의사 "검사·방역 등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3갑병원(三甲醫院, 중국서 가장 높은 등급의 병원)의 샤젠(夏劍) 응급의학과 의사는 우한 봉쇄 해제 소식이 달갑지만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코로나19 환자 진료로 방치됐던 일반 환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우한의 의료진은 봉쇄 해제 후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우한에 대한 봉쇄조치가 8일 0시를 기해 해제됐다. 지난 1월 23일 봉쇄를 단행한 지 76일 만이다. 그러나 우한의 의료진은 여전히 비상이라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샤젠과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샤젠은 우한 봉쇄 직후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본 의사다. 그는 지난 76일을 되돌아보면서 “두려웠던 나날”이라고 표현했다.

샤젠은 “인력과 의료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들이 폭증했고 동료 의사들이 감염되는 걸 지켜만 봐야 했다”며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공포감도 생겼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서서히 많은 중증환자들이 호전됐고, 의료진의 노력과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모든 상황이 좋아지면서 봉쇄 해제까지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봉쇄 해제 소식에 그가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는 앞으로 몰려들 환자 때문이다. 본래 매년 3~4월은 유난히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달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뇌혈관, 심혈관, 소화기 내과 질환 환자들이 방치되다시피 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일부 환자들도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에서 버텨야 했다. 응급환자와 입원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치료와 입원이 필요한 이들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샤젠은 “보통 코로나19 검사는 15시간 정도가 필요한데, 이는 많은 응급환자들에겐 버티기 힘든 시간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감염도 걱정이다. 샤젠은 “입원환자가 추가 감염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방역 체제를 갖춰야 하며, 일반병동과 격리병동을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한 봉쇄가 해제되면서 우한에 파견된 타 지역 의료진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되면 다시 의료진 부족 현상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성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32명의 의료진이 사망했다.

샤젠은 “지난해 말 아내가 둘째 아이를 낳아 출산 휴가를 받았는데 코로나19 발병으로 휴가를 마치지 못한 채 업무에 복귀해야 했다”며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둘째 딸을 보고싶다”고 말을 맺었다.
아주경제

후베이성 우한을 떠나는 지린성의료진이 우한의 의료진이 포옹을 하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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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곽예지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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