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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블랙홀서 정체불명 `플라스마 제트`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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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구에서 50억광년 떨어진 블랙홀 퀘이사 `3C 279`에서 빛의 속도로 에너지와 물질이 방출되는 모습. [사진 제공 = EHT 컬래버레이션]


지난해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진이 블랙홀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제트를 정밀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플라스마 제트는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홀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이 빛의 속도로 방출되는 기이한 현상이다. 이번에 플라스마 제트 관측에 성공함으로써 블랙홀은 물론 은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과학계 분위기다.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 연구원이 이끈 EHT 연구진은 6개 대륙의 망원경 8개를 연결해 지구로부터 50억광년 떨어진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플라스마 제트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A)'에 발표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의 2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착된 플라스마 제트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회전하면서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에 의해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인 퀘이사 '3C 279'에서 빛의 약 0.995배 속도로 방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플라스마 제트로 방출된 물질의 질량은 태양의 약 10억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퀘이사를 중심으로 양방향으로 발사된 두 제트 중 하나는 지구 방향을 가리켰다.

아직까지 블랙홀 플라스마 제트가 어떤 원리로 분출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관측으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플라스마 제트의 상세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번 관측에서 플라스마 제트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와 먼지도 함께 포착됐다.

연구진으로 참여한 지리 영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의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지만 블랙홀이 회전하면서 형성되는 자기장에 의해 물질 중 일부는 블랙홀 밖으로 발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블랙홀 플라스마 제트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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