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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수수료 올리더니…이번엔 라이더 지급액 절반넘게 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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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민족 논란 ◆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의 새 요금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오픈서비스 도입으로 비용 부담이 전보다 늘어난 점주들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배민이 최근 라이더에 대한 기본 수수료를 1000~1500원가량 낮춘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말 배민은 계절 프로모션 일환으로 라이더 기본 수수료를 건당 4500~5000원으로 책정했지만 올해 2월 해당 지급액을 3500원으로 조정했다. 배민 관계자는 "추위, 장마 등으로 라이더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질 때마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라이더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면 언제든 수수료 문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배민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이번 제도 개편으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울트라콜 구입 개수로 노출 빈도가 결정되던 과거와 달리 오픈서비스로 모든 업체가 광고 기회를 한 번씩만 갖게 된 데 대해 '이제야 맛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최근 배민이 발표한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했을 때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포와 줄어든 점포 비율은 50대50에 가까울 정도로 팽팽하다. 각계각층에서 거센 비난을 쏟아내는 것과 달리 실제 오픈서비스로 이득을 본 곳도 많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배민이 제시한 숫자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변 모씨는 "이전보다 비용이 늘어난 50%의 점포들은 배달 전문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사업 밑천이 부족하고 큰 홀을 관리할 여력이 안 되는 영세업자들이 작은 가게라도 겨우 내서 배달 중심으로 운영하는 건데 그런 사람일수록 이젠 더 많은 돈을 떼주게 됐다"고 말했다.

배민 측 주장대로 과도한 울트라콜 경쟁이 문제라면 현행처럼 구입 가능 개수에 제한을 두면 되는데, 이를 굳이 수수료체계로 바꾼 것은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 왕십리에서 꽃보다족발을 운영 중인 이기백 씨는 "이전에는 울트라콜을 몇 개 살지 점주가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젠 오픈서비스 아니면 노출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반강제로 수수료도 지불해야 한다"며 "매출이 적든 많든 상관없이 점주의 결정권이 완전히 침해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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