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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남탓’ 트럼프, 이번엔 “세계보건기구에 지원금 보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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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중국발 미국입국 금지 결정 비판”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며 WHO 비난

코로나 대응 미 정부 책임론 돌리려는 듯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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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과 언론 등에 화살을 돌려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금 지원 보류까지 거론하며 세계보건기구(WHO)를 겨눴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관한 자신의 책임을 떠넘길 대상을 끊임없이 찾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세계보건기구에 쓰는 돈을 아주 강력하게 보류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보건기구에 가장 큰 자금원인데 그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로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자신의 중국발 미국입국 차단 결정을 반대했다는 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는 잘못 짚었다. 시기를 놓쳤다”, “(중국에 대한) 나의 여행금지 조처에 동의하지 않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31일 중국발 미국입국 금지를 발표했을 때 세계보건기구는 “비효율적”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도 “세계보건기구가 망쳐버렸다. 미국이 주로 자금을 대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매우 중국 중심적이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를 공격한 것은 미국 정부가 사태 초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저평가하면서 확산 억제와 대비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을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정말로 세계보건기구에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인지를 묻자 “그걸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의 세계보건기구 비판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보건기구가 글로벌 방역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보건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국제 방역 협력에 중요한 구실을 했으며 국제사회의 인정과 찬사를 받았다”고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지난 1~2월 코로나19 대유행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공유했다는 보도에 대해 “나는 (문서를) 본 적 없다”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1월29일 메모에서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여행금지를 촉구하고, 2월23일에는 미국인 100만~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전면적 코로나19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로 이날 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9만9천여명, 사망자는 1만2800여명이다. 이날 추가된 사망자는 1800여명으로, 일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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