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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장애학생 학습지’ 만든 건양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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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과 7명, 전래동화 활용 제작해 논산장애인부모회 등에 전달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을 장애학생들을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건양대 초등특수교육과 2학년 학생 7명이 발달장애(지적장애·자폐 등) 학생들을 위한 학습지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장애학생을 도우려는 취지다.

건양대는 학생들이 만든 학습지를 충남 논산계룡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와 논산장애인부모회에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학생들이 학습지를 직접 만든 것은 발달장애의 특성 때문이다.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등이 있긴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집중하기 어렵다. 초등특수교육과 학생들은 장애학생 부모가 내용을 안내해주는 정도로도 배움이 가능한 학습지를 만들었다.

학습지는 105쪽 분량이다. ‘금도끼 은도끼’ ‘효녀 심청’ 등 전래동화 7편을 활용했다. 장애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유튜브 등으로 전래동화 영상을 시청한 뒤 학습지를 통해 동화와 관련된 숫자 세기, 그림 맞추기, 빈칸 채우기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의 난이도는 장애학생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최대한 단순화했다. 학습지에는 학부모의 학생지도 방법 등에 대한 설명도 담았다. 초등특수교육과 학생들은 1명이 1편씩 전래동화를 맡아 2주간 읽기, 쓰기, 셈하기, 그리기 등에 대한 활동지를 만들었다.

이들은 2004년부터 대학 주변 장애학생들의 방과후 학습을 돕고 있다. 학기 중에는 특수학급을 찾아 정규 수업 이후 교육봉사활동을 하고, 방학에도 논산장애인부모회 사무실 등에서 장애학생의 교육을 도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교육봉사가 어려워 학습지를 만들고 필요한 곳에 전달하고 있다. 명작 동화를 활용한 학습지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초등특수교육과 2학년 문수미씨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수업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쉬운 마음을 담아 학습지를 만들었다”며 “학습지를 통해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습지 제작을 지도한 하주현 초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장애학생을 돌보는 부모들이 ‘뭘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제자들이 아직 특수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장애학생이 집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것을 돕는 훌륭한 교재를 만들어 대견하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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