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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트럼프 "中 편드는 WHO 자금지원 보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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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책임 떠넘기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많은 것에 대해 틀렸고, 중국 중심적"이라며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 확산 책임을 WHO에 일부 떠넘긴 것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WHO는 미국에서 막대한 돈을 받는다. 우리가 내는 돈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WHO는 나의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를 비판하고 반대했다"며 "WHO는 잘못 짚었다. (코로나를 사전에 막을) 시점을 놓쳤다"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이미 2021년도 WHO에 대한 기여금 예산을 올해(1억2200만달러)의 절반인 5800만달러로 줄여 의회에 요청해 놓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WHO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은 건 사실이다.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대처를 잘하고 있다"며 중국을 줄곧 옹호했고, 지난달 11일에야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테워드로스는 2017년 중국 지지를 받아 총장에 선출된 인물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새로운 적'을 만들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어느 날 마법처럼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 등 코로나를 독감에 비유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지난 1월 말 WHO가 코로나와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미국은 지난달 13일에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전반적인 대응이 늦었다. 백악관 내부 경고도 무시됐다. NYT는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지난 1월 말 코로나 사태로 미국인이 50만명 이상 사망할 수 있다는 내부 경고를 했고, 2월 말에는 미국인 중 1억명 이상이 코로나에 감염돼 120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더 강한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39만9000여 명으로 40만명에 육박했고, 뉴욕주의 확진자만 14만여 명으로 이탈리아를 넘어섰다. 이날 하루 사망자는 1800여 명이 늘어 하루 집계 기준으론 최고치를 기록했고, 총사망자는 1만2900여 명에 달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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