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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금리는 '동결' 무게…증권사 대출 결론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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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3월 50bp 인하 후 첫 금리결정 회의…금통위원 4인 교체 앞둬]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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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빅컷' 후 처음으로 금리결정을 위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9일 열린다. 이번 금통위는 추가 금리인하보다 그간 한국은행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내놓은 정책 효과와 경기 상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정책 필요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9명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연0.75%)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50bp 전격 인하했고, 무제한 유동성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이에 대한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카드는

관심은 지난 2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꺼내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시행 여부다. 이 총재는 당시 간부회의에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법 80조는 민간과 거래를 제한하는 제79조에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행하거나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금통위원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영리기업에 대해 여신(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CP(기업어음) 등 단기자금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증권사 등에 대한 대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CP 91일물 금리는 전일대비 보합인 2.18%를 나타냈다. CP 금리는 지난달 16일 1.36%에서 빠르게 올라 지난 2일 2.23%를 찍었다. CP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2일 이후 CP 금리는 차츰 하락(가격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손실 부담 원칙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한은법 80조를 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발권력이 특정 기업 지원에 동원된다는 '특혜 시비' 가능성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한은법 80조는 정부 의견을 청취한 후에 발동된다. 한은과 정부 간 의견 교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이날 금통위에서 한은법 80조 발동 여부가 결론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의견 청취는 손실 부담을 나눠 갖는 '신용보증'의 의미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특정 부문 지원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나눠진다는 의미도 있다. 개별 기업 지원 여부는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정부 측에서는 한은의 한은법 80조 발동 검토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단 등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한국은행이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을 지원할 경우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여력이 생기면 저신용등급 (회사채를) 일부 포함하는 것도 고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특수목적법인(SPV) 세워 영리기업 지원

영리기업에 대한 대출, 궁극적으로 CP나 회사채 매입을 통한 기업 지원은 현재 미국에서도 실행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V)에 미 재무부가 100억달러씩 출자(신용보증)하고, SPV가 CP와 회사채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단기금융시장을 지원하는 식이다. 정부기관이 보증하지 않은 채권매입을 금지하는 연준법에 따라 우회로를 뚫은 것이다.

한은은 영리기업 소유, 운영을 금지하는 한은법에 따라 직접 SPV를 설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 연준처럼 SPV를 통한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경우 정부 등 외부기관에서 설립한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한은법 80조 발동 필요성과 형태 등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이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금통위원이 참석하는 사실상 마지막 회의다. 지난달 16일 같이 임시 금통위 회의가 열릴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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