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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녹십자⋅SK⋅셀트리온 혈장 치료제 개발 경쟁… '코로나19'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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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혈액제제社 GC녹십자⋅SK플라즈마, 회복환자 혈액 이용 연내 치료제 생산
셀트리온, 회복환자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 선별 가속… 7월 인체 대상 임상 추진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완치자의 혈액을 이용한 혈장 치료 첫 성과가 나온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를 치료할 혈장 생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혈장 치료는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이용, 완치자의 혈장을 치료 중인 환자에게 수혈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완치 환자의 혈장을 이용한 항체 치료제 및 백신 등 다양한 치료제의 개발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혈장 치료는 완치자의 혈액을 기반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수급이나 대규모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혈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서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능력이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유럽발 항공편 입국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입장한 뒤 진료소 관계자들이 테이블의 시트를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GC녹십자,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올 하반기 상용화

GC녹십자는 9일 당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가 올해 하반기에는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완치자의 혈장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확보량 여부에 따라 생산량은 달라질 수 있다"며 "치료제가 시급한 중중환자들의 치료와 수동 면역(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코로나19 의료진 같은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대표적인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과 비교해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가 더 많이 농축돼 있다.

GC녹십자는 이미 혈액제제 공장이 있기 때문에 같은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추가 신설, 생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미 상용화된 동일 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올 하반기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며 "최근 회복환자의 혈장 투여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보고 있어 이를 분획 농축해 만든 의약품의 치료 효능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GC녹십자는 앞서 상용화한 B형간염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을 개발하면서 고면역글로불린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SK플라즈마, 안동공장 생산 임박

SK디스커버리의 비상장 자회사인 SK플라즈마 역시 안동공장을 통해 코로나19 혈장 치료 분야에 뛰어든다. SK플라즈마 안동 신공장은 2018년 10월부터 경상북도 안동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서 혈액제제를 생산중이다. 현재 이 공장의 혈액제제 연간 생산 규모는 약 60만ℓ에 달한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SK플라즈마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계획을 세워 면역글로불린 중 코로나19 항체만 뽑아서 치료제로 만들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만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치료제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혈장 수급문제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어 (규모를)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혈장은 100% 국내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 일정 및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조선비즈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항체 치료제 개발 1단계를 완료한 데 이어 2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7월 중 제품개발 후 인체 임상 투여 목표"

지난 달 23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항체 후보군 300종을 확보했다"며 "늦어도 7월 말까지 제품을 개발해 인체를 상대로 한 임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해 항체치료제를 개발해왔다. 현재 300종의 항체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우수한 항체를 찾는 과정과 동물 실험, 임상이 남았고 질병관리본부 및 충북대학교와 협업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항체 시험관 내 중화능 검증법을 진행하면서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했으며 이번 작업은 다음주 중 완료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계획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유전 정보를 가진 DNA(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세포 내 핵산의 일종)를 추출한 다음, 후보물질이 선별되면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1·2차 항체 후보군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GC녹십자가 항체가 모인 고농축 단백질을 분획해 만든다면, 셀트리온은 항체 중에서 코로나19에 특화된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공정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최단기간 내 인체 투여가 가능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 밖에도 회복환자 혈액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감염 완치자 체내에서 혈액을 뽑아내 이를 의약품으로 상품화하기까지는 임상은 물론 막대한 양의 혈액 채취가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회사 측은 밝히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9일 열리는 중앙임상위원회에서 혈장치료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모은 뒤 조만간 혈장 치료 관련 지침을 확정해 공개할 계획이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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