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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봉쇄령이 풀린 우한…“첫날 최소 5만5000명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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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이성 우한시 봉쇄령이 8일 해제 / 국 전염병 분야 전문가인 양잔추 “우한을 떠나는 대부분 사람은 건강한 상태” / 中, 지난 8일간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68%가 ‘무증상’

세계일보

지난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로 열차 운행이 재개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마스크 쓴 승객들이 기차역을 떠나고 있다. 우한 AP=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령이 8일 해제된 데 대해 중국 전문가는 우한 봉쇄 해제가 중국 전역 방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관영 환추스바오에 따르면 중국 전염병 분야 전문가인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의학부 바이러스학연구소 교수는 “우한의 최근 방역 상황으로 볼 때 우한 봉쇄 해제 시기는 무르익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 교수는 또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위험요소를 전부 배제할 수 없지만, 우한을 떠나는 대부분 사람은 건강한 상태”라면서 “이에 따라 인구이동도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한 시민이 ‘건강 코드’를 받으려면 일정기간 열이 나지 않는 등 일정한 요구사항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코로나19 완치자도 ‘건강 코드’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기술적 조치는 전염병(코로나19)가 우한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시켰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익명의 전문가도 환추스바오에 “생산 재개, 사회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우한 봉쇄령을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봉쇄령 해제 당일 우한시 기온은 20도로, 이런 기후조건은 바이러스 생존과 확산에 불리하다”고 전했다.

반면 우한대 중난병원 호흡기과 양중(楊炯) 교수는 “우한시에는 많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있는데 감염 위험은 적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봉쇄령 해제로 인구이동이 많아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베이성 정부는 8일 오전 0시를 기해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교통 통제를 해제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봉쇄 해제 첫날인 이날 열차를 이용해 최소 5만5000명이 우한을 떠났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들 중 약 40%는 중국의 제조업 중심지인 주장(珠江)삼각주 지역으로 떠났다. 또 우한 공항에서는 이날 100편이 넘는 항공기가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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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로 열차 운행이 재개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기차역 밖에 지난 8일 방호복을 입은 승객들이 도착해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에서는 이날 2달간의 봉쇄 끝에 외부로 나가는 첫 열차가 운행에 들어갔다. 우한 AP=연합뉴스


한편 3월 31일부터 지난 7일까지 8일 간 중국에서 새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885명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601명이 아무 증상도 나타내지 않는 무증상자인 것으로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새 자료에서 나타났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홍콩대학 공중위생실험실의 레오 푼 리트만은 이 같은 비율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것이지만 아직은 규모가 너무 작아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의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이 같은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무증상 환자라도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국내에서 전염되고 있다. 이들 무증상 감염자들은 격리돼 치료받아야 하며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4월1일부터 하루 전날의 신규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8일 동안 보고된 885명의 감염자 중 68%인 601명이 무증상자였고 그중 절반 가까운 279명이 후베이(湖北)성에서 보고됐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총 8만200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3300여명이 사망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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