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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거 해제하고 '네' 대답하세요"…사상 첫 '온라인 개학'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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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개학 후 수업 진행 중인 서울여자고등학교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 음소거를 해제하고 '네'라고 답하고 손을 들어주세요." 오늘(9일) 오전 8시 10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3학년 5반 교실.

이 학급 담임 김우영(33) 교사가 화상으로 처음 얼굴을 맞댄 5반 학생들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학생과 교사가 39일을 기다린 '2020학년도 첫 출석확인'이 시작됐습니다.

영상에 얼굴이 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집 컴퓨터 앞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나직이 "네"라고 답했습니다.

대답과 함께 손을 들어달라는 김 교사 부탁에 웹캠 앞에서 열심히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에서 온라인으로나마 교사와 새 친구를 만난 학생들의 설렘이 느껴졌습니다.

전국 중학교 3학년생와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오늘 일제히 온라인으로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개학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표현을 빌리면 '위기 속에도 학교는 멈출 수 없다'는 각오로 교육당국이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입니다.

초유의 도전인 만큼 곳곳에서 미숙한 부분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서울여고 3학년 5반 학생 23명 가운데 화상회의서비스인 '줌'(Zoom)으로 진행된 원격조회에 참여해 '출석'을 실시간으로 확인받은 학생은 21명이었습니다.

나머지 2명은 김 교사에게 사전 연락 없이 원격조회에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김 교사가 조회가 끝난 직후 이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오전 8시 30분 시작한 1교시가 절반이 넘게 진행될 때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서울여고 최성희 교감은 "아침잠이 많은 학생이 있다"면서 "계속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5반은 오늘 1교시가 체육수업이었습니다.

담임이자 체육교사인 김 교사가 학생들에게 미리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 20개를 풀어보는 과제를 내줬습니다.

오늘 수업은 해당 문제를 풀이하는 영상을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택할 수업방식으로 꼽히는 '콘텐츠 활용형 원격수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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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수 수업 중인 서울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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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서는 고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 대상 원격수업은 교사가 미리 녹화해둔 수업영상이나 EBS 강의 등 기존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콘텐츠 활용형 수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 교감은 "고교는 학습량이 많고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준비해야 해서 콘텐츠형 수업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학연기로 수업일수가 줄어 같은 학습량을 더 짧은 시간에 소화해야 하다 보니 교사들에게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만 하라고 독려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3반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도입된 교양 선택과목인 심리학 수업이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됐습니다.

다만 이 수업도 오리엔테이션 격인 오늘 수업만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이후에는 담당인 이경주 교사가 EBS 온라인클래스에 올리는 영상을 일주일에 두 차례 정해진 시각에 시청한 뒤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은 우려보다는 원활하게 진행됐습니다.

이 교사는 출석을 확인하며 EBS 온라인클래스에 미리 올려둔 수업 소개자료를 읽어온 학생을 칭찬하고 수업 중에는 심리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등 끊임없이 참여를 유도해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켰습니다.

이미 온라인학습에 익숙한 고교생들이어서인지 수업 중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집중을 잃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 교사가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고자 드라마 일부를 보여줬는데 일부 학생들이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채팅을 올렸습니다.

이에 이 교사가 영상을 다시 틀어주려고 했는데 왠지 영상이 재생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영상내용을 이 교사가 말로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다만 소리가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문제는 이 교사가 금방 해결해 다음 영상부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교사들에게도 원격수업은 '새로운 도전'이기에 큰 부담이었습니다.

오늘 성동구 도선고에서는 화학실험이 원격수업으로 진행됐습니다.

학생들이 교사가 실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본 뒤 퀴즈를 푸는 방식이었습니다.

해당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32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3시간 정도 걸렸다"면서 "아이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고려해서 영상에 반영해야 하므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수업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과 저작권도 고민거리였습니다.

서울여고 심리학 수업과 도선고 개학식 모두 저작권에 대한 교육으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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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진행 중인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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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고에서는 "온라인 화면에 올라온 다른 친구들의 사진을 SNS에 게시하거나 비방할 목적으로 유포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중학교는 고교보다 혼란스러웠습니다.

북서울중에서는 체육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체육교사가 올린 10초짜리 체조영상을 보고 학생들이 이를 따라 한 뒤 영상으로 녹화해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과제내용과 제출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의 댓글이 이어졌고 일부는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온라인개학에 준비가 안 된 쪽은 학교보다 교육당국이었습니다.

서울여고 원격수업 업무를 총괄한 송원석(44) 연구부장은 "오늘 아침에 EBS 온라인클래스에 용량이 130MB(메가바이트) 안팎인 다음 주 수업영상을 올리려고 하는데 '하세월'이라 포기했다"면서 "영상 업로드가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어제 '원격수업 기본수칙'을 통해 교육자료를 'SD급(480p, 720×480) 이하'로 만들라고 권고한 데 대해 "가뜩이나 영상을 교실에서 제작하다 보니 음질이 썩 뚜렷하지 않아 걱정이었다"면서 "(SD급 이하로 제작하면) 영상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오전 EBS 온라인클래스 초등·중등 사이트에는 학생들이 접속하는 데 5∼10분가량 걸리기도 했습니다.

유은혜 부총리는 오늘 경기 수원시 고색고를 방문해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도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온라인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은 교육부도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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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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