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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의사소통 불편해도 수업엔 별 지장 없네요"…온라인개학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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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경민여중 3학년 110명 대상 첫 수업

강의중 소란에 불만…즉각적 의견교환 불편

만일 사태 대비해 교사 2인1조로 수업 진행

학생 반응 특별하지 않아…평소와 다름 없어

교사 "온라인에서라도 만날수 있어 반가워"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 맘때 쯤이면 학생들로 북적여야 할 교실이 영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와 선생님을 돋보이게 할 조명, 화면에 보이는 선생님의 뒷편 배경에 학습자료를 그래픽으로 넣을 수 있는 블루스크린까지.

코로나19 여파로 9일 오전 3학년 온라인수업을 개학한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경민여자중학교 사회교과실의 모습이다. 이날 2020학년도 1학기 경민여중 3학년의 첫 교과를 개시하는 한호운(31) 교사의 가정수업에는 이 학교 3학년 4개반 114명의 학생 중 110명이 출석을 완료했다. 출석하지 않은 4명은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일이 있어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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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경민여중에서 가정 과목을 담당하는 한호운 교사가 온라인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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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제목은 ‘가정은? 한샘!’이며 수업을 진행하는 한호운 교사의 유튜브 계정인 `가정적인 한쌤`이다. 이날 가정 수업은 결혼과 가족을 주제로 진행했다. ‘가정적인 한쌤’을 향한 학생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교실 밖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학생들은 “너무 시끄럽다”는 불만까지 채팅으로 의견을 냈고 한 교사는 시끄러운 이유를 설명해 준다.

한 교사 앞에 놓인 화면엔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110명의 학생들이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고 궁금한 점을 채팅으로 질문을 올리는 모습이 거의 초 단위에 가까울 정도다. 학생들의 “네”라는 답변은 수십 개에 달하고 질문 또한 수시로 올라온다.

경민여중은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의 원격수업 선도학교로 선정되면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있을 수 있는 부작용을 최대한 예측해 학생들에게 수업 진행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채팅 금지 등 여러 가지를 철저하게 교육했다. 그래서인지 편하게 채팅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질문과 답변을 제외한 다른 채팅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온라인 수업을 통한 개학을 취재하기 위해 이날 경민여중에는 싱가폴 국영방송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이날 가정 수업을 담당한 한호운 교사는 “평상시 수업시간에도 아이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큰 불편을 없지만 온라인 공간의 특성 상 즉각적인 의견 교환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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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운·안성준 교사가 조명과 카메라, 블루스크린까지 갖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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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교실 수업과 또 한가지 다른 점은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에다 수업을 도와주는 다른 교사가 옆에서 함께하는 2인 1조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1교시 가정 수업을 담당하는 한호운 교사는 과학을 전담하는 안성준(36) 교사와 한 조다. 안 교사는 한 교사의 옆자리에서 학생들의 출석 여부는 물론 온라인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안 교사는 “온라인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수업 중간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데다 전담 교사를 지원하기 위해 2인 1조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수업 담당교사가 교과지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민여중에는 이날 3학년 가정 수업과 2학년 역사, 1학년 영어 수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학년별 4개반 학생들이 한번에 온라인 화상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교사들은 같은 내용을 4개 반을 돌면서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온라인 화상수업 준비 역시 그만큼의 수고가 따른다.

이번 학기 경민여중 3학년 첫 수업을 진행한 한 교사는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오프라인 수업보다 학생들과 소통하는데 아주 조금의 불편이 따르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이렇게 학생들을 만나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사회적 우려와는 달리 온라인을 통한 수업으로도 정상적인 교과 과정을 진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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