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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해리스 주한미대사 ‘미 대선 뒤 사임 뜻’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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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익명의 소식통 5명 인용해 보도

‘콧수염, 조선총독 연상’ 등 ‘일본계 미국인’ 논란

주한 미대사관 “대사, 한미동맹 일조 의지 변함없어” 보도 부정


한겨레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1월 미국 대선 이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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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1월 미국 대선 이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름을 밝히길 꺼린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11월까지만 남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전임자들이 평균 3년씩 근무하며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나,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미국의 한미 방위 분담금 증액 요구 등에 대한 한국인의 반감이 고조되는 등 한미 간 적대감이 증대한 데 대해 좌절감 토로하며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통신은 그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은퇴 계획의 일환으로 콜로라도에 집을 짓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한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 지나친 관심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어머니와 주일 미군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으로 미 해군 태평양 사령관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7월 주미대사로 부임했다.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두고 한국 내에서 논란이 불거진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막힌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뜻을 내비친 데 대해, 해리스 대사가 미국과 협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 내정 간섭 논란으로 비화되며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일본 제국주의 시절 조선 총독을 연상시킨다’는 비판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에 지난 1월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콧수염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며 불쾌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4성 장군 출신으로, 많은 것을 겪어온 해리스 대사가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삶이 힘들다는 식의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노고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동맹이 인종차별적인 비방을 던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은 해리 해리스 대사의 사임 계획을 논의중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해리스 대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께서 평소 즐겨 말하는 것처럼 ‘한국은 미국 대사로서 최고의 근무지이자 미국에게는 최고의 동반자이며 동맹’이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또 “대한민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훌륭한 한국민 및 독립성을 보장받는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해리스 대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정애 김소연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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